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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새우젓고추장찌개

by 고양이삼거리

3인분

둥근 호박 1/3, 감자 2개, 무 약간, 청양고추 2개, 대파 반줄기, 양파 1개, 납작한 냄비 가득 채우기

새우젓 한 스푼 (적당히), 고추장 한 큰 술 (듬뿍)

물 냄비 반


요즘 조선호박, 둥근호박이 많이 보입니다. 수제비 한다고 자주 샀는데, 언제부턴가는 산 기억이 없는데도 냉장고에 계속 채워지고 있습니다. 감자도 한 상자 떡하니 자리를 잡았고, 얇게 채 썰어서 감자 전하고 양파전도 하고 감자양파전도 했고 삶아서도 먹고, 오늘은 신메뉴가 필요한데.. 호박을 썰고, 감자도 썰고 양파도 썰어서 다 넣고? 흠, 영감이 떠오른다! 뭉글뭉글한 구름같이 가득 끓여낸 냄비에 새우젓, 고추장만 넣으면 칼칼하게 완성되는 호박새우젓고추장찌개.


분위기 같아서는 위의 제철 채소들만 넣고 끓여 낼 수 있겠지만 깊은 냉장고 속 재료들을 끄집어냅니다. 무를 얇게 나박 썰기하고 감자도 한입 크기로 익기 좋게 납작하게 썹니다. 청양고추도 빠질 수 없죠, 두 개 넣어줍니다. 호박도 적당히 썰고 양파도, 파도 송송 채 썹니다.


식탁에 그대로 올릴 납작한 작은 냄비에 감자 두 개, 호박 1/3, 무 약간, 파를 넣었더니 이미 가득 찼습니다만, 물을 냄비 반 정도 넣고 끓이다 보면 익으면서 숨 죽고 서로 어우러니지까 기다리면 됩니다. 불을 켜고 새우젓 한 스푼을 넣고 끓입니다. 양파를 넣지 않았는데 다 작전이 있습니다. 감자가 다 익은 그때, 고추장을 한 큰 술 풀어 넣을 때, 그때 양파를 넣어서 같이 익힙니다. 한 입 정도는 아삭함이 살아 있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양파를 넣어야 비로소 단맛이 완성됩니다, 어느 것 하나 빠질 수 없는 조합. 채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가에 따라 전체가 달라지므로 눈치껏 맛보며 새우젓과 고추장을 더합니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과 바람,

기분좋은 여름의 구름 저녁.



호박새우젓고추장찌개

완성 사진이 없습니다, ㅎ ㅏ ㅎ ㅏ !

이런 분위기에서 시작됩니다.


새우젓을 한 스푼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넘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감자가 익었는지 뒤적이고, 거품도 걷어주다가 고추장 한 큰 술, 잘게 썰어 놓은 양파를 넣고 풀어서 고추장이 잘 베어 들면 불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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