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할머니

by 고양이삼거리

어제는 저녁에 족발을 사다 먹으려고 순대 할머니네 갔었다. 가게는 시장길 중간 즈음에 난 골목 입구 모퉁이에 있다. 할머니는 1인분 4500원에 순대를 팔고 있는데 요즘에는 찾기 힘든 가격에 맛도 좋아서 단골손님들이 꽤 많아 보인다. 순대뿐 아니라 족발도 파시는데, 그걸 잡으러 간 것이다. 가게 앞에 널찍한 순대 냄비와 도마가 놓인 간이 부엌이 있다. 할머니는 뒤편 공간 안쪽에서 쉬고 계신다.


“안녕하세요, 족발 하나 주세요.”


문을 열고 허리를 굽혀 나오시는데 뭔가 미안함과 아쉬움을 섞어 힘주어 말씀하신다.


“버스가.. 버스가 와야지..”


아니, 이 할머니 아침마다 버스 타고 어디를 가서 고기를 짊어지고 다니시는 건가! 대략 추측하기로 버스 파업으로 다니지 못해서 고기를 마련해놓지 못했다는 얘기다. 새로 눈에 띄는 사람들에게 말도 걸며 골목을 지키면서 가게에만 앉아 계신 줄 알았는데, 부지런하게 다니시나 보다. 오늘은 어쩔 수가 없다, 우리 집 사정이 있으므로 어서 다른 가게로 이동.


“다음에 오겠습니다.”

“그랴, 그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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