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누군가 정중하게 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나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은 저녁시간, 외부인에게 개방된, 구내식당의 긴 테이블 끝에 혼자 앉아 있으므로 그가 부르는 것은 분명 나다.
“네.”
“그 샐러드 바는 어디에 있습니까?”
그가 눈여겨본 것은 내가 아니라, 배식받은 쟁반에 놓인 기본 찬 외 작은 접시에 듬뿍 담긴 ‘마카로니 샐러드’. 아하, 점심시간에는 두 곳 추가반찬 코너를 운영하는 식당인데 저녁시간에는 한 곳만 열린다. 이 시간에 처음 와 본 나도 배식구 앞 빈 테이블을 보고 아쉬워하다가 발견한 것이다. 마요네즈의 고소한 맛과 짧고 통통한 마카로니의 쫄깃한 식감, 톡톡 씹히는 작은 채소들의 범벅, 이건 숟가락으로 한 스푼 떠서 먹는 것이 제 맛. 집에서 먹으면 이 맛이 안 난다. 처음 만든 이는 누굴까, 파스타 쪽이었을까 마요네즈 쪽이었을까. 아마도, 이게 그와 내가 어릴 적 처음 먹어본 파스타가 아니었을까, 이건 엄연하게 한 종류의 파스타, 마카로니. 어쩌면 스파게티보다 유명할지도 모른다. 건강을 생각한 것인지 원가 절감인 것인지 모르게 듬뿍 들어가던 마요네즈양이 줄어드는 것이 아쉽지만 구내식당에서는 꼭 마카로니샐러드를 먹고 싶다. 집에서는 건강한 식단을 지향하고, 밖에서는 쪼그만 일탈을 꿈꾼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허리를 펴고 왼쪽 팔을 펼쳐 보이며 손끝으로 저-어 쪽을 가리킨다.
“저쪽에 있습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 아는 사이인가요?”
“아닙니다.”
“네.., 식사 맛있게 하세요”
그는 어떻게든 기억해 보려는 듯 나를 곁눈질하며 샐러드바로 향했지만 우리는 모르는 사이이고, 나는 이런 일을 꽤 많이 겪는 편이다. 처음 가 본 동네에서 가끔 듣는다. 그가 느낀 친근함은 아마도 마카로니 샐러드에서 오지 않았을까. 식사를 마치고 퇴식구로 가는 길에 눈이 마주친 그는 여전하게 나를 살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이번 주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짧은 인사를 나눴다.
엄연한 파스타, 마카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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