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부엌

by 고양이삼거리

나의 삶에 깊이 파고드는 순간, 집의 공간인 부엌이 있었다. 이건, 가격 매겨지지 않는 것들에 가까이 가는 것이다. 조금 더, 조금 더 그 안의 것들은 익어가고, 설익은 밥을 살리는 법도 장착했다. 이곳은 우리가 만나는 곳이고, 같이 나누는 말이 필요 없는 시간이고 이야기다. 전문 주방은 공적이고 부엌은 굉장히 사적이다. 내밀한 너와 나, 식구들이 만든 우리들만의 문화가 드러나는 곳이 부엌이다. 그렇게 '부엌 경관'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우리는 각자의 중요한 일들을 향하고, 하루 세 번씩 부엌 옆 식탁에서 만난다. 간단한 커피포트만을 가지고 있던, 몇 대의 냉장고를 가지고 있던 그곳의 기능은 유지되며 꾸준하게 운영하는 몫은 사람에게 달렸다. 그래서 그것들이 쌓여 아무렇지 않게, 편안한 생태가 되는, 그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그 부엌은 집의 어딘가에 위치하고, 그곳은 중요한 장소가 된다.


나의, 사는 집


이 페이지들은 때로는 불평불만이고, 서정적이기도 했다가 전문적이기도 했다. 이건 집을 관찰하는 나의 여러 가지 입장을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펼친 결과이며, 이 글들은 하나의 작은 프롤로그로, 방향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아기를 바란다.


시작으로 좋았다.




목요일의 연재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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