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쌓인다 내가 변한다
“The journey is the reward”(여정 그 자체가 보상이다)
- 스티브 잡스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 108배를 하는데 다른 날보다 땀이 빨리 나기 시작한다. 실내에서 매일 같은 요가 레깅스를 입고 108배를 해도 계절과 온도의 변화는 미묘하게 느껴진다.
요즘은 108배를 하면서 오늘은 무엇을 쓸까 생각하곤 했는데 오늘은 땀이 빨리 나서 신경이 쓰였고 숫자가 자꾸 헷갈렸고 그러다 보니 그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나 보다. 그냥 기분이 상쾌하고 좋았다. (통장에 돈이 입금돼 기분이 좋았을지도 프리랜서는 계약서보다 입금을 믿는다!)
아침에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을 꺼내 읽었다. 글이 막히거나 첫 문장이 생각나지 않으면 아무 책이나 꺼내 읽는 버릇이 생겼다. 나는 그의 산문집 <소설가의 일>과 <여행할 이유> 그리고 소설 <바다가 파도의 일이라면>을 가지고 있는데 다 읽은 것은 소설 한 권뿐이었다. 도저히 읽히지가 않았다. 오늘, <소설가의 일>을 꺼내 첫 페이지부터 읽는데 슬몃 웃음이 나면서 그의 문장이 좋아졌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권 전집은 나도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는 책 중 하나다. <소설가의 일>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어느 것을 먼저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책과 문장은 그대로이니 내가 바뀐 것이겠지. 이제는 그의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어쩌면 좋아하게 될지도.
시간이 흐른다는 것, 내가 바뀐다는 것 어느 순간 문득 느껴지지만 그것은 과거의 모든 시간들이 천천히 축적되어 온 것이겠지.
여정 자체가 보상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좋아한다.
108배가 온전히, 그 자체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108배 글쓰기는 108일을 목표로 그냥 시작했던 것이지만 그 자체로 기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싶다.
오늘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