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자세와 무릎 관절
“언니 다이어트 어떻게 한 거예요?”
며칠 전 아는 동생이 놀러 왔었다. 너무 답답하다고 벚꽃놀이 좀 가자고. 어디 멀리 가기는 그렇고 우리 집 뒷산에도 벚꽃이 많으니 오라고 했었다. 그런데 집콕 생활이 두 달이 훨씬 넘어가며 자기는 살이 ‘확찐자’ 되어 걱정인데 오히려 살이 빠진 나를 보고 놀라서 묻는다. 3달 동안 4킬로그램 정도 빠졌다.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이나 팔다리에는 살이 별로 없어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안 보이는 부위에 살이 많다. 같은 여자들도 내 몸무게를 들으면 좀 놀란다. 그래도 4킬로그램 정도 빠지니 이제 사람들도 보고 안다.
내가 108배를 하고 있다고 하자 역시나 “무릎 괜찮아?”한다.
나도 108배를 시작하며 무릎을 걱정했다. 절은 아주 간단한 동작이지만 앉았다 일어났다, 무릎 꿇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무릎이 걱정된다. 나도 이제 40대 중반이니 몸 어디가 삐걱되면 노화가 걱정이고, 목과 허리 디스크도 있으니까.
65세 이상 노인의 70~80%가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는다고 한다. 무릎은 움직임이 많고 몸의 체중을 견디고 있어 나이가 들수록 무릎 연골 손상은 계속된다. 요즘 전문 병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봐도 노화와 함께 무릎과 디스크의 질병이 얼마나 걱정인가. 하긴 우리 아버지만 봐도 무릎 관절염 때문에 힘들다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알 수 있다. 나보다 5살 아래인 올케도 벌써 무릎이 시원치 않다. 물이 찬다고 병원에 다닌 지 꽤 되었다. 다행히 나는 아직까지 괜찮다.
무릎 연골은 두께 관절을 움직일 때 뼈가 서로 부딪혀 손상되지 않도록 돕는 보호막으로 3~5mm 정도로 얇다. 스스로 회복이 불가능한 재생되지 않는 소모품이다. 굳이 연골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면서까지 108배 운동법을 고수하지 말라는 의사들도 있다. 무릎은 구부릴수록 내부 압력이 커진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을 쪼그려 앉을 때 최대 10배까지도 하중이 늘어난다고 한다. 108배를 하면서 무릎 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 붓기가 지속된다면 무릎 연골 손상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
그래서 자세가 중요하다. 절을 할 때는 먼저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춘 후 허리를 숙여야 한다. 무릎이 제대로 굽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허리를 숙이면 상체의 하중을 오로지 허리로만 버텨야 하기 때문에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무릎 보호를 위한 방석도 필수다. 나는 요가 매트 위에 수면바지를 접어 사용한다.
난 디스크 환자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절 운동을 시작한 지 3달이 넘었지만 괜찮은 것은 자세를 바르게 하고 속도를 빠르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108배를 하는 데 40분 정도 걸린다. 15분에서 30분 이내로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충분히 쉬면서 한 동작 한 동작을 구분해 정확하게 절을 한다. 요즘에는 팔운동도 같이 한다. 팔을 완전히 뻗어 뒤쪽으로 크게 돌리고 절을 한다. 목디스크로 견갑골 쪽의 통증이 있었는데 요즘 많이 완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일 해도 시간이 줄지 않는다. 얼마 전부터는 60배나 70배쯤에는 잠깐 쉬며 물을 마신다.
자료를 찾아보니 “일어설 때 발가락을 직각으로 꺾어주면 무릎에 주는 부담감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한다. 나는 처음 108배를 할 때, 무릎보다 발과 발목이 아파 깜짝 놀랐고 그래서 항상 발가락을 직각으로 꺾어 구분동작으로 천천히 일어난다. 이게 도움이 된 것 같다. 108배 절운동을 하기 전에 가벼운 산행과 산책 등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왔던 것도 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아직까지 절을 하거나 한 이후에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아픈 적이 없다. 어쩌면 어려서 하도 운동을 안 해서 무릎 관절이 남보다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늘도 108배를 하고 땀 흘리며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아프지도 않다. 외출도 하고 병원도 가고 미팅도 해야 하는 바쁜 날이다. 힘차게 St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