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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글쓰기 78일째] 나는 왜 바쁠까?

자투리 시간 vs 멍 때리는 시간

인생의 절반은 우리가 서둘러 아끼려던 시간과 관계된 무엇인가를 찾는데 쓰인다.

Half our life is spent trying to find something to do with the time we have rushed through life trying to save.

윌 로저스 Will Rogers


새벽 2시에 일어났다. 오전 미팅이 있는데 어제 다 정리하지 못하고 잤으니 일찍 일어나야지 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났지만 알람이 울리고 나서도 한참을 침대에 있었다. 꿈 때문이다. 요즘 꿈을 많이 꾼다. 생생한 컬러 꿈이라 자고 일어나서도 한참을 꿈에 젖어있다. 나는 꿈은 다 컬러가 선명한 줄 알았는데 보통은 흑백이라고 한다. 난 색감까지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오늘은 내가 암에 걸렸다고 서럽게 우는 꿈을 꾸었다. 잠에서 깨고 보니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다. 꿈에서 울다가 실제로도 눈물이 나왔나 보다.


꿈 해몽을 찾아봤다. 암에 걸렸다는 건 스트레스, 시간관리를 잘 못한다는 것이니 시간 관리를 체크해 보라고 한다. 잠에서 깨도 한참을 꼼지락거리는 못된 습관이 생겼으니 시간 관리에 스트레스를 받기는 한다. 게다가 미팅 준비도 다 못하고서는 그러고 있다니! 그래 놓고 또 108배를 하고 아침 루틴을 한다. 아침 루틴을 안 하고서는 바로 일에 돌입하지 못한다. 어제 친구가 그랬다. “네가 덜 급해서 그래” 아닌데 마음은 급한데 몸이 안 따라줄 뿐이다. 하여간 꿈을 하도 생생하게 꾸니 꿈해몽을 찾아본다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그러다 페이스북도 확인하고 브런치도 들여다보고 2-30분이 그냥 흘러간다. 음, 심각하다. 시간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 누구는 화장하면서 지하철에서도 책을 본다는데. 그렇게 자투리 시간에만 책을 읽어도 30분은 더 읽을 수 있다는데 말이야.


서럽게 우는 꿈은 불만과 걱정이 해소되고 크게 만족하게 된다는 꿈이란다. 그럼 두 가지 해석을 합치면 시간관리에 스트레스받다가 해소되고 결국 잘 된다는 것인가?


이런 식이다. 자고 일어나면 벌떡 일어나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고 몸이 안 따라주니 맨날 바쁘다. 오늘은 아침에 미팅이 있고, 미팅 후에도 일이 있고, 다른 일정도 있는데... 새벽같이 일어났으니 또 낮잠도 자야 한다. 마감은 정해져 있고 하고 싶은 일은 해야겠고, 그러니 맨날 바쁘다. 도돌이표.


2018_0624 342(여주_휴대용해시계)_3.jpg 조선시대 휴대용 해시계 : 알레르기 때문에 시계를 못 찬다.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 폰에 빠져 헤매는 악순환의 근원


생각해보면 그냥 흘려보내거나 멍한 시간이 많다. 자고 일어나서 꿈해몽을 보거나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고, 뉴스도 궁금하니 살펴봐야 하고, 책도 읽고 싶고... 하고 싶고 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 가운데 해야 할 일도 많다. 프리랜서 작가로 살기 잘했다. 사무실 나가서 이러고 있으면 주의 산만이라고 상사에게 맨날 찍혔을 것이다. 직장인이었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까? 음... 알 수 없다!


일단, 108배와 아침 루틴부터 해보자! 108배를 하면서 호흡에만 집중해본다. 그래 어떻게든 잘 될 거야. 108배를 하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나도 모르게 긍정마인드가 된다.


그래 오늘도 바쁘면 바쁜 대로 살자.

요즘 같은 때 바쁘면 좋은 거고, 바빠도 108배와 아침 루틴을 할 여유 정도는 있잖아.

그러니 됐다. 아무래도 프리랜서 작가로 살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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