吾友我오우아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이리 저리 휘둘리는 관계 과잉의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 보면
나를 벗 삼아 지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내게 속했고 나는 나를 벗 삼는다.
이 마음으로 당당하게 살면 그뿐이다.”
- 박수밀, 오우아吾友我 중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듯 인간사 대부분의 문제는 관계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사람들과 더불어 어울리며 살아야 하는 존재다. 사람들과 세상과 관계를 맺으면서 온갖 문제가 발생한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관계의 대상이 되고, 선택의 기준을 오롯이 나를 중심에 두고서가 아니라 사회와 상대, 다른 사람의 이목이 중심이 될 때가 많다.
조선 시대 학자 박제가, 박지원, 이덕무, 이용후는 삶이 불안할수록 ‘나’에 주목했다며,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 줄 천년의 문장들을 가려 뽑았다는 <吾友我> 오우아는 고전문학자 박수밀 님의 신간이다. 이토록 제목에 끌려 책을 주문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나는 21년 차 프리랜서고, 결혼을 하지 않아 남편도 아이도 없다. 부모님과 함께 살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산티아고 순례길 이후 자발적 프리랜서를 지향했고, 몇 년 전부터 교통사고와 이러저러한 사건사고들로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해지기도 했다.
요즘 108배를 하면서 나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역사와 심리학, 고전소설을 읽으며 마음공부를 하는 것도 시너지가 있겠지. 동양고전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싶었는데, 좋은 책을 만났다.
원주 치악산에 입석대가 있다. 높은 산 위에 높이 20미터 너비 5미터의 거대한 바위가 떡 버티고 있어 입석대라 부른다. 그 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옆에 작은 새끼 소나무도 거느리고 있지만 굵기로 보아 오랜 시간 혼자 그 자리를 지켰으리라. 사람들이 그 바위를 특별히 입석대라 부르고, 소나무를 신비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뚝 떨어져 혼자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때때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혼자임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이 불안할수록
나를 벗 삼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