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작가는 원고로 말한다

다큐멘터리 글쓰기

요즘 파리의 서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방송은 5-6월 예정이다.

작년 여름 시작해

10개월의 대장정이 마무리 단계다.

편집이 끝나고 원고를 쓰고 있다.


방송은 글보다 그림이 우선이다.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림과 인터뷰가 받쳐 주지 않으면

쓸 수 없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피디는

음악까지 얹어서 영상을 주었다.

분위기가 훨씬 살고

나도 글 쓰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신경이 많이 쓰인다.


다큐는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 많은데

그림과 음악의 길이가

내 글의 양과 일치하지 않는다.


방송 글의 묘미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어떻게 늘리고 줄여서 배치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가.

해야 하는 말, 쓰고 싶은 말과

그림, 음악, 자막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끊임없는 줄다리기다.

딜레마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원고를 쓰다 보면

자꾸 양이 넘치게 된다.

내가 여기서 이 말을 해줘야

시청자들이 알지 않을까,

조바심이 든다.


사진을 배우면서

영상으로 충분히 전달되는 것을

굳이 내가 쓰지 않도록 유의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여백을 주고 싶다.


처음부터 피디와 충분히 합의했다.

완성된 편집본을 놓고

여기는 음악을 좀 듣게 하자!

여기는 자막과 영상으로 느낌을 살리자!

여기는 음악을

내레이션으로 덮어도 좋다!

의논까지 마친 상태다.


이제 원고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기획, 자료조사, 섭외, 취재, 편집…

방송작가는 원고만 쓰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역시 원고를 쓰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작가는 원고로 말해야 한다!


2017_06_06_paris 325_1.jpg 원고를 쓰면서 계속 마음이 파리에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