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원고
“파리에서는 일부러
길을 잃어보세요.
골목길 어딘가 작은 서점이
하나의 풍경 한 권의 책으로
운명처럼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노트르담 성당 맞은편에 위치한
오래된 서점이다.
영화 <비포 선셋>의 시작 부분에서
주인공 제시(에단 호크)가
작가와의 만남을 하던
바로 그 서점이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은
나의 20대, 30대, 40대를
주인공들과 함께 해온 인생영화다.
2017년 영화의 촬영지
비엔나와 파리를 여행했다.
유명 관광지보다
골목길을 더 많이 다녔고
혼자 길 잃고 헤매다가
더 좋은 풍경을 만나기도 했다.
작년부터 파리의 서점에 대한 다큐를
작업하고 있다.
글의 첫 문장이 가장 어렵듯
다큐멘터리 글도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가장 어렵다.
전체 내용을 아우르면서
작가의 말을 가장 직접적으로
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번에는 운이 좋은 편이다.
파리를 여행하면서
다큐멘터리의 중심이 되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서점과
크고 작은 서점들을 둘러봤다.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직접 답사를 다녀온 셈이다.
아무리 자료 조사를 하고
인터뷰와 취재에 의존해도
직접 체험한 것보다 좋을 수는 없다.
덕분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쉽게 썼다.
대놓고
“파리에서는 길을 잃어보세요”
약을 팔았다!
오늘도 나는
영화를 보고 전시회를 관람하고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으며
그 모든 것을 언젠가
방송에, 글에 녹여낼 그 날을 준비한다.
*방송작가가 현장에 나가면 좋지만
아직까지는 제작비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