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08×20. 시간이 필요해

잘못을 되돌리는 시간

나는 돌봐 줄 누군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내가 쓴 글을 읽어주기가 무섭게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까이 와서 날 좀 안아 줘요.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재능 있는 여자인지 말해 줘요. 내가 멋지다고만 말해줘요.”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나는 내가 한 짓이 무엇이었는지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내가 멋지다고 말해줘요, 라고 했던 말 뒤에 있는 추한 내 모습을 본 것이다.

작가인 우리는 늘 의지할 것을 찾아다닌다.

- 나탈리 골드버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한동안 매일 베껴썼다.

때로 어떤 글은 내가 쓴 것처럼 공감이 됐다.

다른 것이라면 그녀는 일주일 만에 깨달은 것을

난 5개월 만에 깨달았다는 것, 그래도 깨달았으니 다행이다.

요즘은 사람에 의지하지 않고 108배와 모닝페이지에 의지하는 중이다.

시간이 없어도 힘들어도 아침에 108배를 하고 모닝페이지를 쓰며 하루를 시작하면

기분이 좋다.

어떤 날은 그 두 가지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기도 한다.

열심히 살자, 생각하며 절을 해놓고는 그 두 가지에 얽매여

정작 해야 할 일을 놓치기도 한다.

그런데 또 그러면 어떤가, 싶기도 하다.

지금은 내 몸과 내 마음을 돌보며

상처를 회복해야 할 시간이니까.

2018_1127_goonsannonsan 020_2.jpg 한동안 담쟁이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시간의 변화, 시간의 축적이 좋다 _군산 어느 주점의 창문

내게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08×19. 생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