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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27일] 재미와 의무

108배 의무감


“농부가 된다는 것은 재미로 할 때는 멋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습관이 되고 일이 점점 더 많아지더니

급기야 의무가 되어 버리자 즐거움은 사라져 버렸다...”

- 헤르만 헤세(1931년), <정원 일의 즐거움>


처음엔 재미있어 시작한 일도

어느새 의무가 되어버리면 즐겁지 않다.


108배가 슬슬 힘들다.

일이 늘어나면서 외출이 잦아지고

해야 할 일도 넘치고...

그러다 보니 아침에 모닝페이지 쓰고

108배에 브런치 글까지도 무리가 되는 것이다.


엊그제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읽다가

이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깨달았다.

(헤르만 헤세는 항상 정원 돌보는 것을 좋아해

이런 책도 썼다.

별책부록으로 언젠가 받은 거라는데 이제 읽고 있다.

역시 책은 사놓으면 읽는다!)


좀 느슨하게 해야겠구나.


모닝페이지는 1년 넘게 쓰고 있으나

아직까지 질리거나 재미없지 않았는데

108배는 한 달 만에 힘들고 부담스러워지다니.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좀 느슨하게 하기로 했다.


하긴 모닝페이지도 처음엔 매일 쓰지 못했다.

바쁘거나 귀찮으면 건너뛰기도 하다가

최근 몇 개월은 거의 매일 열심히 쓰고 있고

이제 몸에 배어

책상 앞에 앉으면 무조건 쓰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때로는 마감이 급하면 건너뛰거나

마감부터 끝내고 쓰기도 한다.


프리랜서라 좀 부지런해지자는 마음에

아침 루틴을 정했던 것인데

이번 주는 벌써 3일 내내 외출을 했고

내일도 모레도 약속이 잡혀 있으며

계속해야 할 일들도 쌓이고 있다.


한 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즐겁게 하자.


오늘부터는

아침에 모닝페이지만 쓰고

저녁에 108배와 브런치를 하기로 했다.


이비인후과 의사 쌤도

자기 전에 108배와 반신욕으로 몸을 이완시키는 게

이명과 불면증에 효과가 좋다고 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밤중에 10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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