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명상
자기를 좋아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
난 내가 싫어질 때,
그냥 그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해.
아, 이런 마음들이 있구나.
나는 지금 나를 사랑할 수 없구나 하고.
힘들고 우울할 땐 손가락을 펴 봐!
그리고 한 손가락 한 손가락 움직여.
그럼 참 신비롭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데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어!
영화 <벌새>, 한문쌤 영지
108배를 하는 시간 동안
숨을 바르게 쉬고
자세를 바르게 하는 데만
집중하고 싶지만
숫자를 열심히 세며
마음을 내려놓고 싶지만
사실 계속해서 여러 생각이 끼어든다.
그러면 그냥 내버려 둔다.
잦아들고 고요해지기를
천천히 기다리는 것이다.
오늘은 108배를 하는데
70배쯤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하느님에게
세상 모든 신들에게 묻고 싶다.
이제 그만 좀 저를 시험하시면 안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