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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32일] 프로이트의 의자

108배와 마음 들여다보기

“평소 여러 가지 일에 걱정을 떨칠 수 없으면

차라리 매일 30분 정도 걱정하는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 동안 적극적으로 걱정을 하십시오.

걱정거리를 머리가 아닌 다이어리에 적으세요.

매일 걱정거리와 그 해결책을 나란히 글로 적어서

비교해보면 늘 하는 걱정의 정체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 프로이트의 의자, 정도언


친구가 10년 전 저자와 처음 인연을 맺고

만들었다는 책이 세 번째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했다.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보고

특별부록 한정판, <정신분석가들의 말>도 탐나고 해서 샀다가

다른 책들과 함께 책꽂이에 꽂아 놓고만 있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모닝페이지를 쓰고

책을 좀 읽다가

108배를 하고 반신욕을 하면서도

계속 읽었다.


조곤조곤 평온한 말투로

정신분석학에 대해 아주 쉽게 말해

무슨 에세이처럼 술술 읽힌다.


차라리 매일 30분 걱정할 시간을 만들고

걱정거리를 다이어리에 적으라는 말에 밑줄을 그으며

내가 요즘 이토록

108배와 모닝페이지에 매달리는 이유를

새삼 깨달았다.


무엇이 아프고 힘든지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마음이 힘들면 몸으로 그 아픔이 와서

몸살이 나고 하염없이 자면서 도피하던

방어기제 대신에

몸과 마음을 직면하려 애쓰고 있구나.

누가 해주지 않으니

나 스스로 내 몸과 마음을 토닥토닥

위해주고 있구나.


예전에는 에세이를 싫어했다.

당연한 말을 뭐 구구절절 읊고 있나 싶었다.

그런데 요즘은 에세이나

심리학 책에 밑줄 좍좍 그으며

고개 끄덕끄덕한다.


내가 잘하고 있구나

셀프 긍정이 필요하고

확인이 필요한 모양이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진리는 단순하지만 우리는 늘 단순한 진리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에도 밑줄 쫙 그었다.


그러니 오늘도 열심히 108배를 하며

욕하고 싶은 사람 욕도 하고

미운 사람 미워도 하고

그러다 내 마음속에 뭐가 있는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걱정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볼 일이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시간이 쌓이듯

나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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