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것을 좋아하던 중학교 시절.. 소설가가 꿈이 었었지. 동네에서 노는 꼬맹이들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하고 물어봤을 때 대뜸.. 대통령이요! 하고 나불거리던 시절처럼.. 나에게는 아마도 국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한 명 한 명 장래희망을 물어봤을 때 오래 생각하지 않고 그저 툭 쳤더니 대뜸 대답한 것이 책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게다.
그렇게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어서 아마도 10대 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 매일매일 몇 페이지씩 일기를 썼었던 거 같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일기장이 참 많았었는데.. 결혼하면서 다 폐기 처분했다. 너무 과거에 대한 내용들이 자세히 쓰여있어서 본의 아니게 남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20여 년을 안 쓰던 글을 오늘, 새삼스레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나름대로 그 20년 전보다 쓸 말도 많고 살짝 글 쓰는 표현력도 업그레이드 됐을까마는 이렇게 핸드폰에다 쓰는 거라 오히려 줄줄이 써지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하고 20년이 됐다. 미국 온 지도 18년이 돼가고.. 내 나이는 어느덧 중년의 아줌마 나이로 탈바꿈 돼있고.. 아이들은 훌쩍 커져버렸고.. 남편은 반백살이 되어 예전의 나쁜 남자 스타일의 과묵한 오빠가 아닌, 이것저것 다 참견하고 싶어 하고 다 궁금해하는 전형적인 50대 아저씨가 돼있다.
왜 이런 시간이 나에게 올 줄 몰랐던가?
나는 마냥 30 대일 줄만 알았던가?
언제까지나 아이들 뒷바라지만 하며 주말을 온통 아이들의 스케줄에 맞춰 뺑뺑이 돌 줄만 알았던가?
작년하고 올해가 또 틀리다.
작년만 해도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몇 달치 미리 끊어놓고 1주일에 하루, 이틀이라고 꾸역꾸역 나갔었는데.. 올해가 되고는 그것조차 자꾸 미루며 1주일에 단 하루도 운동도 안 하고 매일 전기장판에서 뒹굴기가 일쑤다.
어디 나갈 때면 꼭 렌즈를 끼고, 머리를 고데기로 잘 빗질하고, 귀걸이 & 향수까지 풀셋으로 준비했었는데.. 이제는 안경이 제일 편하고, 살짝 뻣친머리도 괘안고, 시계 하나만 차면 나갈 채비 끝이다.
점점 이래도 되나 싶다. 아직은 나도 여자인데? 로맨스를 꿈꾸지는 못할망정 지나가는 뭇남성에게 막 퍼져있는 아줌마로 전락되긴 싫은데..
왜 이리 의욕도, 열정도, 갈망도 없을까나?
뭔가 막 하고 싶고, 욕심도 생기고, 하고 나면 쾌감이 생기는 일들을 왜 찾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30대 때처럼 이민호를 좋아하고 지창욱을 좋아라 했던 설레는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은 예전과 같이 언제나 청춘인 듯 살 수 있을까?
오늘은 그저 질문과 의문 투성이 인 듯하다.
나를 한번 돌아보고 나를 찾아야 할거 같다.
너무 오랜 시간을 내가 아닌 아이들의 엄마, 와이프, 며느리로 살다 보니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이제부터 브런치에 들어와서 하나씩 나를 찾아가며 내가 어떻게 의욕을 되찾을수 있는지 발견하고 싶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것들이 무엇인지..내가 하기 싫은것들은 또 무엇인지 알아야겠다.
남은 40년?은 지난 40년처럼 후딱 지내버린 느낌이 아닌..한해한해 다 의미있었고 나름 계획적이었다고 되돌아 볼수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