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그리운 계절

가을이면 생각나네요..

by BlueVada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신 지 벌써 1년이 흘렀다.
함께 살아온 세월이 23년이었으니, 그 시간 들은 가족의 일상 그 자체였다.
이제는 그 일상이 사라진 지 1년이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꿈속에서 어머님과 함께 산다.

어젯밤에도 어머님이 꿈에 나오셨다. 늘 그렇듯 부엌과 식탁을 오가시며 가족의 아침상을 차려 주셨다.
따뜻한 밥과 국, 반찬을 내오시며 “어서 먹어라” 하시던 그 말투까지 생생했다.
우리 가족은 그 앞에 둘러앉아 웃으며 식사했고, 그 평범한 풍경이 마치 어제 일처럼 낯익었다.
꿈에서 깬 뒤에도 한동안 그 기운이 집안 가득 남아 있었다.
나는 그걸 좋은 징조라 믿는다.
하늘나라에서도 어머님이 우리를 위해 여전히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계신 게 아닐까.

며칠 전, 오랜만에 대청소를 했다.
어머님이 앉아 계시던 소파 옆에는 여전히 책과 볼펜, 잡지 몇 권이 놓여 있었고 화장실에는 쓰시던 로션, 비누, 칫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하나하나 손에 잡을 때마다, 그 모든 사소한 물건들이 마치 어머님의 온기를 품은 듯했다.
결국 쓰레기봉투 하나 가득을 채웠지만, 버릴수록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졌다.
한 사람이 머물던 자리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대학에 간 딸의 방을 어머님이 몇 해 동안 사용하셨다.
그 방에도 아직 어머님의 옷가지가 남아 있다.
졸업을 하고 돌아온 딸은 할머니가 입으시던 몸빼 바지를 잠옷으로 입는다며 웃었다.
할머니와 유난히 정이 깊었던 아이는 그 옷을 입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사람은 떠나도 사랑은 이렇게 작은 일상 속에서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요즘도 좋은 일이 생기거나 자랑할 일이 있으면 문득 휴대폰을 들고 어머님께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진다. 예전엔 이런 글을 쓰면 가장 먼저 보내드리면
“참 잘 썼다, 우리 며느리.”
하시며 웃어주시던 분이었다.
이제는 그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시간이 흘러도 가장 아쉬운 일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슬픔이 옅어진다고 말하지만, 어머님을 향한 그리움은 여전히 내 안에서 자란다. 남편은 나보다 더할 것이고,
아버님은 우리보다 더 깊으실 것이다. 그 마음을 생각하면, 그리움은 오히려 따뜻한 위로로 바뀐다.

오늘도 나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혹시 저기에서도 어머님이 미소 지으며
“잘 지내니?” 하고 묻고 계실까.
그렇다면 나는 대답할 것이다.
“네, 어머님. 어머님 덕분에 여전히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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