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따르면 한동안 연락이 끊긴 지인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을 때, 연락을 받는 쪽의 만족감은 연락하는 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상대의 연락을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그리고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13가지 실험을 설계했다.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200명을 무작위로 '발신자'(상대에게 먼저 연락하는 쪽)와 '수신자'(연락을 받는 쪽) 두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지인한테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안부가 궁금해서' 연락하는 상황을 떠올리게 하고, 각 그룹이 연락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7점 척도(1 = 전혀 감사하지 않다, 7=매우 감사하다)로 평가하도록 했다. 결국 발신자와 수신자 그룹의 평균 점수는 수신자가 발신자보다 연락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행동에 대한 실험 결과도 비슷했다. 연구진은 참가자 54명에게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동료 대학생에게 메모를 쓰도록 한 뒤, 실제로 이를 이메일로 전달했다.
이후 이에 대해 얼마나 고마운 감정을 느꼈는지 확인했더니 발신자 그룹의 평균 점수는 수신자 그룹이 더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역시나 연락을 받는 사람이 연락하는 사람이 기대하는 것보다 고마운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는 얘기다.
리우 박사는 "그저 '안녕'이라며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 당신이 그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조차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고맙게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연락이 닿길 바라면서도 연락하기를 주저하는 것 같다"며 "우리 연구는 연락을 망설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에서 이 기사를 읽고 나는 연락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시간이 지나가 버린 친구들을 생각해 보았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초등학교 동창이 타주 시카고에 살고 있던 터라 그 친구가 문득 떠올랐다. 서로 1년에 한 두번 카톡 하는 사이이고 또 서로의 SNS를 주고 받아서 아이들이 얼마큼 자랐는지는 대충 알고 지내고는 있지만 직접 얼굴을 본지는 꽤 된 친구였다.
마침 아들이 사는 중부에 들렸다가 주말 동안 시카고를 여행할 기회가 생겼다. 시카고라는 도시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기에 얼른 연락해 보았다.
"하이 친구야~ 나 다음 달에 시카고 들릴 거야. 우리 시간 되면 하루 보자! 금, 토,일요일 중에 네가 시간되는 날 골라봐, 우리 이번에는 얼굴 꼭 보자고"
뜬금없는 연락이었지만 친구는 반가워하면서 도착하면 꼭 연락하라고 했다.
드디어 시카고에 착륙, 고대하던 친구와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토요일 저녁에 우리가 묶는 호텔 근처로 찾아와 준 것이다. 38년 만에 만나는 얼굴이었지만 페이스북으로 자주 보던 터라 어색하지는 않았다. 어려서부터 알고 있던 그 표정과 말투 (그 당시는 6학년 때라)가 아니었지만 우리는 서로의 가족에 대해 안부를 묻고 또 예전 학창 시절로 대화를 이어가며 하루의 만남이 너무 짧은 듯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져야 했다.
하지만 이 친구를 생각하며 예기치 않게 스케줄이 생기고 또 주저 없이 연락하고 만나게 된 것까지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
이 친구가 바빠서 날 안 만나주면 어쩔까? 걱정하거나 민폐가 되지 않을까 주저했다면 이 만남은 성사가 되지 않았겠지.. 역시 사람이 사는 맛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행복인 것 같다.
친구야 다음번에는 너가 엘에이로 놀러와라, 우리 이제 이렇게 남은 인생 서로 연락 끊지 말고 반가움으로 살아보자!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어서 미루지 말고 연락이 끊긴 지인이 있다면 지금 바로 연락을 취해 보세요.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가는 것은 언제나 좋은 선택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느닷없는 연락이더라도 괜찮아요. 당신의 친구는 당신 생각보다 훨씬 반가워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