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불금
커피를 너무 늦게 마신 건 아니고?
일주일에 5일을 꼬박 일하다 보니 금요일은 나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
목요일 저녁부터 신이 난다~ 하루만 일하면 주말이네!! 콧노래가 나오고 집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안 하던 옷장 정리도 하고 빨래를 빨고 개키고 혼자 분주하다.
이렇게 노는 게 좋다면 확 그냥 제치고 매일매일 놀아버려!라고도 생각하지만 그건 아닌 거 같고..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 줄줄이 나를 우러러 바라보며.. 이제는 일하는 엄마를 더 좋아라 한다. 초등학생 때는 소풍 같은 곳에 따라오던 노는 엄마들을 부러워하더니만~
아무튼 지금은 불금의 시간이다!
정확히 12:02 am
마신 건 아까 저녁 8시에 싸구려 봉지커피를 반잔에 타서 홀라당 들이킨 거 뿐인데~
내 체력 시간으로 본다면 지금이 그저 평일날 저녁 7시 같다.
그렇다고 이 한밤중에 방안을 마구 왔다 갔다 할 수는 없다. 옆에서 콜콜 자는 남편의 잠을 방해하는 건 이미 1시간 전에 꼬깔콘을 아자작 아자작 씹어먹은 걸로 족한 거 같다.
살짝 혼술이 당기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내일 저녁때 늦은 생일 기념으로 만나기로 했기에 술은 아닌 거 같고..
나름대로 이 귀한 불금의 시간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
한때는 영화에 미치고, 또 한때는 드라마에 미쳤었는데..
요즘은 내가 뭐에 미쳤을까나?
나는..
10대에는 풋풋한 첫사랑을 꿈꿨고
20대에는 편안한 남자 친구를 원했고
30대에는 멋진 남주들을 흠모했고..
이제 40대에는 뭐를 그리워해 볼까나?
뭐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 뭐 어때?라고 생각하다가.. 그래도 10년 후 이런 날이 되어 이런 글을 끄적일 때 지난 40대를 추억할 때 한 줄로 뭐라 기억할 수 있으려나?
그때 가서 무지 후회하지 않으려나?
왜 바보처럼 살았을까 하는?
왜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왜 그 시절을 그렇게 얼렁뚱땅 보냈을까 하는?
이렇게 브런치를 알게 된 이상 40대의 내 하루하루가 바뀌기를 원한다.
30년 전의 그 꿈을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테고, 글을 더 자주 써서 언젠가는 등단할 수 있도록 꿈을 가져보고 싶다.
더 많은 인생 경험을 해서 그 안에 독특한 캐릭터를 뽑아내어 소설로 옮겨보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40 평생 살아오면서 소설 속 인물이라고 기억하는 이들이란?
남편 만나기 전 두어 달 사귀고 지나갔던 A, 아니면 20년 넘게 남사친으로 관계가 이어지는 H, 그도 저도 아니면 3년 전부터 나 혼자 썸 타는 중인 P.
인물들을 적어놓고 보니 이건 소설이 아니라 야설이 될 거 같다~하하
나 혼자만의 상상력이 동원되어 등단은커녕 야한 아줌마로 전락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의 에너지를 어디로 쏟아붓고 싶다.
작년부터 한 8개월째 세일즈를 좀 즐기는 중 이긴 한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Temporary일수도, 오래오래 할 일 같지가 않다. 아마도 남편의 고정수입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면 과감하게 손을 탈탈 털어버릴 듯싶다.
하지만 글을 쓰고, 무엇에 대해 묘사하고, 사물을 관찰하고, 그 사람에 대해 상상하는 것은 앞으로도 질리지 않고 계속되기를 바란다.
뭐든지 어느 일을 새롭게 시작했을 때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내 것이 된다고 했다.
글을 쓰던 내 어린 시절을 다 따지면 1만 시간이 되려나?
하루 2 시간 잡고 365일 곱하기 10년이면.. 7300시간이네..
그런데 20년을 쉬었으니 마이너스 2300시간 계산해서 그냥 5천 시간이라 잡고 앞으로 매일 1시간 반씩 쓰다 보면 10년 후 50대 중반 즈음에는 1만 시간이 꽉 차서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많이 편해지고 수월해지리라~
또 다른 것도 그런 식으로 꾸준히 준비하여 1만 시간 후 내 것으로 만들어 봐야겠다.
뭐가 좋을까? 운동도 좋고, 영어공부도 좋고(자막 없이 영화 보는 연습하기), 손으로 만드는 거 배우기(요리, 꽃 모양 떡 만들기, 케이크 만들기, 비누 만들기) 매해마다 새로운 여행지 여행하기. 그렇게 30년이 지나면 난 분명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녀 봤겠지? 여행 다녀와서 여행기를 써도 나쁘지 않겠다.
이것 봐라~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1시간 전과 후가 벌써 뚜렷이 차이가 난다.
1시간 전에 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잘 몰랐었다.
역시 내 생각을 글을 적어내기 시작하니까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매일마다 1시간 이상 브런치를 만나야겠다.
나의 1만 시간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