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두 명의 교사(20200427)

본질적 문제는 무엇인가

by 로벤

하루 차이를 두고 언론을 통해 두 명의 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


포항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자습 시간중에 야한 책을 본다는 이유로 한 학생에게 얼차려를 주었다 한다.

학생은 그런 책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하나,

교사는 옆에 있는 학생에게 야한 내용이 있나없나 찾아보라 했다 하고,

20여분간 팔굽혀펴기 등의 얼차려를 주었다 한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한 학부모의 민원 제기에 의해 매스컴을 타게 되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 상태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기소개하는 사진 자료에는 섹시하다는 둥의 표현을,

아이들에게 내주는 과제로는 자신의 속옷을 세탁하는 과정과 정리하는 등의 과정을

사진으로 제출하라 했다 한다.

핑크색 속옷이 예쁘다는 둥.. 미친 놈..


포항의 중학교에서 교사에게 꾸중을 들은 학생은

당일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다.

며칠 전에 나온 기사는 이 교사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대한 내용이었다.

징역 10개월...

'그게 그렇게까지 혼을 낼 일이었냐'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 아니었겠냐고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다시

'그게 징역을 살 정도까지 교사가 잘못한 일인가'라는 말을 하고 싶다.


기자의 손과 입을 통해 다시 작성된 그날, 그시간의 장면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는 힘들겠으나,

교사의 과실은 분명 존재한다.


학생을 훈육할 때에는 많은 아이들 앞이 최악의 장소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기도 하겠으나 가급적이면 따로 불러 훈육하는 것이 꾸중의 1단계이다.


다른 학생들 앞에서 꾸중을 듣는 것만으로 1차적인 마음의 무너짐이 있었을텐데,

뒤이어 다른 학생의 입을 빌어 추가적인 망신을 주는 상황을 만든 데에 대해서

교사는 분명히 책임이 있다.


(잠시 여담) 나는 기사를 보고 교사의 성별이 분명 남자일 것이라 생각했다. 기사의 어디에도 남녀 성별이 표시되어있었는지 안되어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당연히 남자일 거라 믿었는데, 아내가 교사의 여성이라는 말을 해주어 깜짝 놀랐다.

(여담 조금 더) 기사에서 내가 의아했던 부분은 학생이 평소 해당 교사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인데, 남학생이 남자교사를 좋아한다면 이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있나 싶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대상이 여교사이고 보니 '좋다'는 말은 '만만하게 생각한다'와 비슷한 느낌이 되고, 교사의 상당히 과잉된 반응은 학생으로 하여금 '더이상 만만하게 대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훈육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 생각되기도 한다.


건너건너 지인의 말을 통해 들어보면

해당 학생은 이미 초등학교 때에도 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작년 우리반 학생도 그러했지만,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무척 약한 상태에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얇디 얇은 얼음에 꽤나 강한 망치가 힘을 가했으니 더는 버틸 힘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교사가 해당 학생의 죽음에까지 책임을 져야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수업 시간에 수업과 무관한 책을 읽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그 자리에서 제지를 하거나, 교사가 해결을 해야 더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교사의 행위가 분명 정도와 방법에 있어 잘못이 있기는 하지만,


훈육 자체가 부정되어서는 안된다...고 많은 교사들은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다소 어색한 위의 문장은 지금도 많은 교사들이 교사의 사명감, 소명의식, 책임감이라는 근본 위에서 아이들을 좀 더 바르게, 정의롭게 성장하도록 돕는 일들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격려, 조언, 다독임도 있을 것이고 단호한 꾸중, 잘못을 반성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고, 때로는 따끔한 충고로, 특히 중학생 정도 되는 학생들은 아직 이성이 채 여물지 않아 다소 과해보이는 교사의 이러한 액션들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강해보이는 훈육이 없이는 교실의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기도 하다.


포항의 사건은 대한민국의 교실에서 헌신하고 있는 많은 교사들의 마음에

꽤나 차가운 얼음칼 하나를 꽂아넣는 사건이 되었다 말하고 싶다.

하늘에서 내린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갈아넣어가면서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던 교사들의 시대가 있었다.

학생들이 교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장래희망순위에서는 항상 최상위권에 교사가 올라가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철밥통이라는 국가직 공무원으로서의 모습을 뒤집어 가며 보여주기도 하는 지금에 이르러, 또 어떤교사들은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도 내가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남에게 손가락질 받고, 범죄자가, 살인자가, 사회악이 되기를 바라는 교육자는 적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이들의 책임감과 헌신이 2020년의 4월까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 교사에게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러 징역형이라니..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는 법. 유명을 달리한 학생의 일은 너무도 안타까우나,

그 학생이 세상을 떠나면서 바라던 것이 과연 이런 것일까에 생각이 미치면 고개를 젓게 된다.

잘못된 행위에 대한 처벌과 지도는 당연한 것이겠으나,

얼음판 위의 이 작은 균열 하나가 힘겹게 중심을 잡으며 자신의 일에 충실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교사들을 얼음물속으로 빠뜨리는 일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기사의 이야기가 더해지거나 빠진 것이 없다는 전제 하에)

울산에서 근무하는 그 쓰레기는 하루빨리 세상에서 사라져야할 존재이다.

내 딸이 그런 인간에게 수업을 듣는다는 상상만으로도 너무도 끔직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해당교사는 그 지역에서 학교와 수업에 헌신적이고,

책도 여러 권 내고, 강의도 많이 다니는 꽤 유명한 사람이라 한다.


내가 처음 의아했던 부분은

과제의 딱 한 문장만 읽어도 이 인간이 얼마나 변태인가를 금방 알 수 있는 상황인데,

이 문제가 왜 이제야 불거지게 되었냐는 것이었는데,

그가 그 지역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알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하루에 두 번씩 자신과 허그하도록 시켰다 하는데,

주변 교사들이 요즘이 어떤 때인데 그러냐는 나름 조언에,

자기가 애들을 사랑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했다 한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교사로서의 자격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는 한 교사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나라가 아직도 성범죄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관대한가에 있다.


(내가 전혀 좋아하지 않는 나라인)

미국에서는 아동성범죄자에 대해서만큼은 끔찍하리만큼 가혹한 형벌을 내린다.

법원에서 내리는 판결뿐만 아니라

교도소 내에서의 재소자들조차도 아동성범죄자들을 '차리리 죽고 싶을 만큼' 괴롭힌다 하니

세상에.. 내 다른 나라 교도소 재소자들의 행위를 부러워하는 날이 올 줄이야.


교사가 저러면 되나? 이게 아니라

저런 짓을 했으니 교사 아니라 교사 할애비라도 즉시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n번방 사건이 아직 제대로 해결도 되지 않은채 시가이 흘러가고 있는 이 때에,

초등학교 아이들의 팬티를 세탁하고 말리고 개어가는 이 영상은 이미

변태 소아성애자들의 유튜브에까지 흘러갔다 한다.


조두순은 올해인가 내년인가에 출소한다 하고,

나는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5분 거리도 안되는 아파트 정문에서 학교 정문까지 딸들끼리 손잡고 이동하는

그 짧은 거리조차도 불안감으로 채워야 하는 날을 살고 있다.


분명히 이것은 비정상.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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