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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비 Nov 16. 2020

ep.1 시골 생활에 대한 로망

제주에 대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을때 가볍게 진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하다가, 꼭 제주 생활이 아니더라도 시골생활에 대한 환상을 와자작 깨버리고 싶은 욕망이 마음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와서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로망을 깨버리는 글을 쓰려고 한다.


사람들은 시골 생활을 영화 '리틀 포레스트'나 예능 '효리네 민박'에서 접하고 대단히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깡시골은 아니지만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매체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정말 대단히 마법가루가 뿌려진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골 생활을 하면 정말 자연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만약에 귀농을 하게 된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귀농이든 직장을 다니던지 바쁜건 매한가지다. 왜냐하면 철마다 심어야 할 재배 작물이 다르고 잡초가 자라지 않게 관리해 주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수확철이 와서 손이 모자란 상태로 작물이 시들기 전에 얼른 수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시나 마당있는 집에 로망이 있다면 그것도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마당에 있는 잔디가 그냥 자라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자라는 것은 잡초밖에 없다. 아무튼 잔디를 사서 마당에 심어줘야 하는데 그것도 일이다. 천연 잔디는 밟으면 잘 자라지 않으니 사람이 밟고 지나다니는 곳은 시멘트로 만든다던지 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집 짓는 사람이 나중에 고민하면 되는 문제이다. 그리고 잔디를 심으면 예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온 다음 특히 장마철이 되면 키가 아주 쑥쑥 자라난다. 장마철 시기엔 정말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잔디가 있는 집에는 잔디 깎는 기계가 꼭 있어야 한다. 겨울이 되면 자라나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한결 쉽지만 시간은 항상 흘러가기에 손이 덜 가는 시간은 잠깐 머무를 뿐이다.


풀이 생겨나면 생기는 문제점이랄까 아니면 모든 단독주택이 갖고 있는 문제점인지는 전국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를 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마당에 풀이 자라나고 차가 지나다니는 포장 도로가 있다고 해도 뱀이 가끔 출몰한다. 아직 발견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정말 행운이다. 왜냐하면 발견하는 순간 마당에 마음놓고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집 마당에 가끔 출몰하는 뱀은 사람을 피해다녀서 발견하는 순간, 순식간에 어느 돌담 구멍으로 사라지지만 한번 본 잔상은 쉽사리 잊혀지지가 않는다. 쫄보라서 그런지 나는 아직도 긴 물체만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뱀이 다니는 곳에는 도마뱀도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소문이 사실이었는지 뱀보다는 자주 도마뱀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마뱀도 사람을 보면 도망가니깐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쥐를 생각보다 자주 발견한다. 한때 '도시화가 이렇게 진행되었는데 이제 이 시대에는 쥐가 얼마 안살겠지'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진짜 대단한 착각이었다. 정말 심심치않게 마주할 수 있다. 동네 고양이들이 다녀서 조금 잠잠해지긴 했지만 동네 고양이들이 영역을 옮기면 어떻게 알았는지 다시 출몰하고는 한다. 것보다 더한 강적이 있으니 바로 곤충들이다.


사실 곤충들은 밖에서 보면 그냥 넘길 수 있는데 집안으로 들어오니 문제다. 여기서 모기는 큰 강적이 아니다. 제주도 모기도 '풀모기'라고 줄무늬 있는 모기한테 물리면 엄청 부어오르고 장난이 아니지만 모기야 모기약을 뿌리던지 눈에 보이면 잡던지 하면 되니 강적이라고 볼 수는 없고, 우리집에서 자주 보이는것은 바선생, 돈벌레, 지네, 곱등이가 최강자들이다. 이것들은 도대체 어디로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것들의 소개는 이쯤하도록 하겠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골생활은 로망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이고, 도시만큼이나 시골시계로 시간이 바쁘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절대 시골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오늘은 처음 여는 글이라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썼고 다음 글부터는 좀더 제주의 색이 드러날 것이니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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