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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비 Nov 17. 2020

ep.2 제주에 00도 있어요?

제주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일을 하는 친구에게서 꼭 듣는 말은 타지역 사람들이 제주도에 맥도날드나 배스킨라빈스가 있는 것을 꽤나 놀라워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제주도에 한번도 안와봤거나 평소에 제주도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거라 짐작해본다. 그렇다고 기분 나쁘지는 않는다. 옛날엔 우스갯소리인지 진인지 '한라산에서 공차면 바다로 빠진다면서요?', '제주도 사람들은 말타고 다녀요?'와 같은 농담을 인터넷상에서 자주 보고는 했기 때문이다.


산간지역으로 갈수록 편의 시설은 줄어들긴 하지만 사람들이 해안가 지역으로 몰아서 살아서 그런지 다행히도(?) 해안가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편의 시설이 생기기는 했다. 내가 사는 지역은 관광지 근처라 그런지 올리브영이나 스타벅스, 롯데리아 같은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한때 서쪽에 사는 아는 언니랑 편의시설 배틀을 붙은 적이 있었다.

'언니네 동네에는 00없죠? 우리 지역엔 생겼어요'

'우리 동네엔 너희 동네에 없는 00있어!'

*주의 할 것은 그 지역에 사는 우리끼리 하는 농담이니 다른 사람이 할 시에는 비하가 아닌 비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에도 어지간한 브랜드 매장이 있지만 서울 지역을 자주 들락날락 거린 내 입장에서 서울과 비교를 해보자면, 서울에서는 브랜드 매장이 주로 백화점에 몰려 있다면 제주도는 백화점은 없기 때문에(예전에 있었다가 망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특정 상가 지역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형동이나 칠성로 같은 곳에 가면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예전에 엄마가 길거리를 걷다가 여행객들이 백화점에나 볼법한 브랜드가 길거리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잠깐 딴소리를 하자면, 서울에서 잠깐 생활했었을때 나는 오히려 그런 점이 불편했다. 백화점이 주는 위화감이랄까 그런게 싫었기 때문이다. 중저가 브랜드를 이용하려고 해도 백화점을 가야 한다니... 자격지심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 보내는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한번은 백화점에서 세일을 하길래 구경하러 갔다가 위아래로 스캔해서 보는 직원분때문에 안좋은 인상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엄청 비싼걸 구경하러 간게 아니라 매대에서 파는 것을 구경하러 간것일 뿐인데 그때 당시에는 그냥 훔치나 안훔치나 감시하려고 그러나보다 생각했지만 곱씹어봤을때 그때의 시선은 아직도 불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와서 제주의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타지역에서 한창 인기가 불었던 음식점들이 뒤늦게 생긴다는 것이다. 참고로 예전에는 쌍커풀 시술이 10년은 늦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거의 간극이 줄어들었다고는 한다.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그냥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그에 반해 음식은 아직도 한발... 아니 한 세발은 늦는 것 같다. 육지에서 한창 인기를 끌어서 식어갈때 즈음 제주에 생기기 때문이다. 트렌디 세터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생기는 것이 어디인가!


제주에 있는 것은 생각외로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것이 없는것은 아니다. 화개장터라는 노래에 나오는 가사 처럼 있을 건 있고 없을건 없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생활하다보면 살짝살짝씩 불편함을 느낄때가 있다. 그런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없으면 없는대로 적응하게 되는 것 같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노출되는 것이 많을수록 소비하고 싶은 욕망이 커지는 것 같다. 그렇기에 오히려 눈앞에 없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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