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의 기록 - 03.15.

Day 1, 자가격리? 오히려 좋아!

by 블루퍼
※ 1일차(03.15.화)
주요 증상: 가래, 목 칼칼함, 약간의 기침, 콧물 등 가벼운 목감기 증상과 유사.
통증 정도(0~10): 1,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의 미미한 불편함
중식: 우동 / 석식: 초밥 -> 식욕저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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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증상은 본인의 경험에 의거하였으며, 개인에 따라 증상의 추이가 다를 수 있음.

걱정하는 것과 잠은 별개의 문제였다. 오히려 학교 침대보다 좋은 매트리스, 포근한 거위털 이불, 메모리폼 베개 덕분에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일어나보니 웬만한 통증들은 사라져 있었고, 가벼운 목감기와 같은 칼칼함만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상쾌했던 아침 상태에 안심하며 진료 시작 시간에 맞추어 병원을 찾았다. 3월 14일부로 개정된 방역 지침에 따라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통한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병원에 가는 내내 꺼림칙한 기분은 떨쳐낼 수 없었다. 병원까지는 걸어서 약 5분. 그 동안 스쳐 지나간 사람들에게 일말의 미안함은 느꼈지만, 달리 어쩔 도리는 없었다.


병원은 아침이었음에도 붐볐다. 코로나 검사를 하러 온 사람들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병원을 일찍 방문한 탓에 나는 대기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상담 전화를 받는 간호사의 말을 들어보니 적어도 1-2 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진료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사람이 밀려있음은 분명했다. 학교 수업은 들어야하는지라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방문한 것이 다행이었다. 병원의 모니터에 내 이름이 뜨고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처치실을 개조한 코로나 검사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간단한 조사를 거친 후 검사를 진행했다. 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한 검사이기 때문에 어제의 그것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은 포기했다. PCR 검사를 받고 싶었지만, 병원에서 진행하지 않는다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15분 후 결과는 역시 '양성'이었다. 이후 이런저런 주의사항과 양성 판정 이후 거쳐야 할 절차 등을 안내받았다.

[참고] 병·의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의 절차
1. 병원에서 보건소로 확진자 신고를 하게 된다.
2. 보건소는 질병관리청에 확진자 발생을 보고한다.
3. 보건소가 확진 대상자에게 확진 판정 안내문자를 발송한다.
4. 확진자는 이후 질병관리청에서 발송되는 자가 기입 역학조사서를 작성한다.
5. 확진자는 확진 판정일로부터 7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월요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의 경우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격리가 해제된다)
KakaoTalk_20220315_234104848_02.jpg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의 진료확인서는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입한다.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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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판정을 받고 돌아온 첫 시간, 오랜만에 느껴보는 온라인 클래스의 감정이었다. 교육부에서도 전면등교 지침이 내려온 지 오래고, 고3은 온라인 클래스를 할 일이 없는 학교 정책 특성 상 올해는 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다시 학습의 장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 코로나 '덕분에'라는 말이 더욱 맞겠다. 사실 난 온라인 클래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집에 붙어있는 걸 그 누구보다 좋아하는 악성 '집돌이'일 뿐만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휴식을 취하는 이른바 'I' 성향이기에 각자의 시간이 존중되는 온라인 클래스를 좋아한다.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온전한 '휴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20여 분의 낮잠은 피곤한 하루의 나머지 절반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원동력이다. 아무래도 시끄러움 속에서 책상에 엎드려 잠 아닌 잠을 자는 것과 조용하고 편안한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은 그 수면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친구들과의 직접적 상호작용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나, 오프라인보다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존재하지만, 그것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를 부러워 하곤 한다.


온라인 클래스야 그렇다치고, 방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답답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들어올 수 있다. 대부분의 자가격리자의 경우 일주일 간 방 조차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내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온라인 클래스 기간이나 학교에 나가지 않는 방학에는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우연치 않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해왔다. 밖에 나가는 것도,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지금껏 가져온 취미라고는 책상에 앉아서 할 수 있는 것들 뿐이었으니 평소에는 열어뒀던 방문만 닫아두었을 뿐이지 일상생활과 다를게 없다. 그래서 딱히 답답한 것은 없다.



확진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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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귀찮아진다. 우선 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니라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확진자에 대한 행정처리가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확진자 발생이 보건소에 신고된 후에야 공식적인 확진자 처리가 되기 때문에 확진 판정과 확진 통보 간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존재한다. 우선 확진자로 판명이 되면 관할 보건소에서 연락이 온다. 확진자와 동거인의 행동요령, 그리고 자가격리 해제 시점 등 관련된 정보를 먼저 보내준다. 그리고 난 후 '확진자 자가기입식 조사서' 링크를 보내주는데, 이건 기존의 역학조사를 일일이 공무원이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난 후 확진자와 동거인의 신상, 백신 접종 여부 및 접종 일자 등을 직접 기입하게 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여기까지 하면 일반적인 확진자들이 해야할 것은 다 끝이 난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주일간의 격리에 돌입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어플을 켜고 확진 사실을 등록해야한다. 확진 사실이 등록된 학생의 경우, 격리 기간에는 자가진단을 면제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 확진 사실이 통보되기 때문에 교내 확진자 수 파악 등 학교 행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확진 정보를 입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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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확진 통보 / 중) 확진자 자가기입식 조사서 작성 완료 / 우) 자가진단 어플 확진 사실 등록 이후



이제 본격적인 자가격리 기간이 시작됐다. 아직 별다른 증상은 없지만 계속 이렇게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가기를 바라며 이 일주일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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