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3, 이제 시작인건가...
※ 2일차(03.16.수)
주요 증상: 가래, 목 부분 근육통 및 인후통, 기침, 코막힘, 피곤함 및 무력감, 약간의 두통
통증 정도(0~10): 2, 큰 통증은 느껴지지 않으나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
중식: 김치찌개 / 석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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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차(03.17.목)
주요 증상: 기침, 가래, 코막힘
통증 정도: 1, 통증은 없으나 코막힘에 의한 불편함이 다소 느껴짐
중식: 쌀국수 / 석식: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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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증상은 본인의 경험에 의거하였으며, 개인에 따라 증상의 추이가 다를 수 있음
3월 16일 - 아, 좀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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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그리 늦지 않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는 어제의 상태와는 사뭇 달랐다.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가 닥쳐온 듯 했다. 기침과 가래는 어제보다 조금 심해졌고, 코막힘은 유독 심해서 코로 호흡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분명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를 먹고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두통이 산발적으로 느껴졌다. 코로나 확진자는 공식적으로는 인정 결석 처리가 되기 때문에 수업을 듣지 않아도 무방하다. 정말 오늘 아침의 상태는 수업은 다 재끼고 쉬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차마 도의상 그런 짓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꾸역꾸역 수업을 들어갔다.
수업을 하는 내내 콧물이 멈출 줄을 몰랐다. 마치 코피가 나는 것처럼, 나는 코에 휴지를 꽂고 있었어야 했고, 채 3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을 주기로 그 휴지를 갈아주어야 할 정도로 미친 듯이 콧물이 흘러내렸다. 차라리 콧물만 흘러내렸다면 좋았으련만, 큰 고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호흡기 질환이라고 기침을 할 때 마다 수반되는 통증이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사람이 몸이 아프면 괜한 짜증이 밀려오기 마련이다. 집 바깥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도 유난히 크게 느껴졌고,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울리는 핸드폰도 상당히 거슬렸다. 물론 그 대부분은 내 안위와 건강을 걱정하는 친구들의 고맙고 반가운 연락이었지만, 내 상태가 도저히 그걸 받아줄 수가 없었다.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해본다.
그래도 오후 쯤 되니 몸상태가 다시 회복되는 듯 했다. 약간의 울렁거림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후로는 코막힘, 기침도 잦아들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먹은 약 기운이 도는 건지 잠깐의 낮잠을 잤고 자고 일어나니 다시 무언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원래 상태를 회복했다. 괜히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다시 책을 꺼내들었다.
이렇게 질병에 의해 휴가 아닌 휴가를 얻으면 늘 짬을 내서 소설을 읽는다. 대개의 경우라면 20번도 넘게 읽은 삼국지연의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을테지만, 이사를 오며 오래된 삼국지 책들을 전부 처분하고 온 탓에 다른 책을 꺼내 들어야 했다. SF물과 판타지물을 선호하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재밌게 읽은 SF(혹은 스페이스 오페라)작품인 '은하영웅전설'이다. 1980년대 작품으로 물론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책이고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최근까지도 나름의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소설 시리즈이다. 뭐 이 글이 서평은 아니니 기회가 되면 은하영웅전설에 대한 서평을 작성하기로 하고.
각설, 오늘 하루는 상태를 회복하는데 집중해서 정말 몸이 시키는대로 보낸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미뤄둔 할 일이 겁나기는 하지만, 우선 최대한 정상적인 상태로 내 몸과 컨디션을 되돌리는 것이 급선무이다.
3월 17일 -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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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코로나인지 계절 감기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진해거담제와 종합감기약을 먹어도 떨어지지 않는 약한 감기 같은 느낌이었다. 오늘은 날씨와 인간의 상관관계를 새삼스레 느꼈다. 어째 아침부터 날이 꾸물대기에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 쯤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괜스레 비가 내리면 내 기분도 같이 다운되는 느낌이라 비 내리는 날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또한 기분과는 상관없이 비가 오는 날에는 습도가 높아 쾌적한 환경과는 영 거리가 멀기 때문에 비가 오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오늘은 유난히 온라인 클래스가 말썽이었다. 원래 학교 와이파이가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으면 쉽사리 끊기거나 연결이 불량해지는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 와이파이로 송출되는 수업을 듣고 있자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끊겨있는 시간 동안 수업을 놓치는 꼴이 되기 때문에 매 시간 학교에 남아있는 친구에게 염치 불고하고 필기를 부탁하거나 친구의 입을 빌려 수업이 원활하지 않음을 수 차례 드러내야 했다. 학교에 남아있는 친구들도 신경쓰이고, 집에 있는 격리자들도 답답하고 여러모로 영 좋지 못한 수업 상태였다.
이런 저런 잡소리를 늘어놓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벌써 쓸 말이 다 떨어졌다. 증상이 스펙타클하게 변화하면 그 추이라도 관찰하며 세심하게 작성해보겠지만, 증상의 변화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4평 남짓한 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하루의 절반은 학교 수업에 매달려 있고, 남은 절반의 하루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거나 문제를 풀기도 하고, 유튜브를 보는 것이 전부다. 원래의 내 일상이 그랬듯이 무료한 하루의 반복인 것이다. 살아가는 데에는 하등의 문제가 없고 오히려 편하지만, 그런 생활을 글로 옮기자니 약간의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내일은 무언가 기억에 남을만한, 그리고 '글을 쓸만한'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 없다면 최대한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