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2 역지사지易地思之 - 입장 바꿔 생각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관리소장이 늘 '하는' 7가지 찐? 소리
1. 저만한 사람 없습니다 2. 저희 수준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3. 너무 큰 기대를 하시네요 4. 저희가 동대표, 부하직원은 아니잖아요 5. 우리는 서면, 기록 좋아하지 않습니다 6. 뭐든 너무 서두르신다! 7. 하루 1가지 이상 업무 처리는 절대 안 합니다 (*대표 회장은 단지의 컨? 어른이시니 언제든지 하문해 주세요?!)
30년의 침묵, 서류 더미 속에 박제된 무능 — [늘속마음(관리소장)]
3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했다. 관리업체는 바뀌어도 단지의 속살은 여전히 낡은 관념의 지층 아래 썩어가고 있었다. 관리, 기전, 경비, 미화라는 공동주택의 4대 핵심 직군을 지탱해야 할 업무 매뉴얼은 단 한 장도 존재하지 않았다. 일일 체크리스트나 사고 조치 보고서 같은 최소한의 기록조차 전무한 실정이었다. 늘속마음 소장에게 3개월 전부터 요구했던 기계·소방 노후화 대책 3개년 계획서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소장님, 업체 선정 때마다 왜 기준이 제각각입니까? 계약서 내용은 왜 모든 단지가 똑같은 일반론뿐이고요?" 나의 추궁에 그는 특유의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회장님, 아파트 관리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그때그때 소장 경험치로 가는 거죠." 그의 말은 흐름을 잃어버린 자의 변명이었다. 매뉴얼 없는 관리는 리더의 직관이 아니라 방임의 다른 이름일 뿐이며, 그 방임의 끝에는 언제나 입주민의 안전이라는 벼랑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의 비명: 늑대 소년이 된 소방 알람 — [스윙킹(동대표)]
단지의 밤은 평온하지 않았다. 원인 모를 소방 알람은 시도 때도 없이 비명을 질러댔고, 그때마다 주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복제된 듯 똑같았다. "단지가 노후화되어 100% 잡는 건 불가능합니다." 구청에서 보낸 갈등 컨설팅 자문위원조차 하품 섞인 소리로 무책임한 진단을 거들 뿐이었다. 스윙킹은 옆에서 거들었다. "회장님, 그냥 적당히 달래시죠. 노후 단지의 숙명 아닙니까?"
그 무책임한 전개는 결국 새벽녘 온수 밸브 파손에 의한 누수 사고로 이어졌다. 만약 깨어있던 입주민의 날카로운 민원이 아니었다면, 관리실은 또다시 '조용히 처리했다'는 자화자찬으로 이 중대한 허점을 덮었을 터였다. 23시부터 05시까지, 법정 휴게시간이라는 명목 아래 순찰의 사각지대는 방치되었고, 기계실의 점검은 정도(正道)를 잃은 채 형식의 껍데기만 남았다. 낡은 것은 단지가 아니라, 그 단지를 바라보는 인간들의 게으른 시선이었다.
알을 깨는 고통: 사실의 뼈대를 세우다 — [안*형(기전과장)], [최*호(기관과장)], [김*원(경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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