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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Dec 10. 2021

또박또박 새로운 길: 브런치 작가 입성기

우정의 글쓰기

 "우아, 브런치 작가 되셨군요. 축하드려요!"


이 말이 얼마나 듣고 싶었던가. 올해 초, 도서관에서 하는 글쓰기 수업을 들으면서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플랫폼,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글벗들이 브런치에 작가로 입문했다고 하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다들 축하하고 축하받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이때부터 내 머릿속에 올해 안에 '브런치 작가 입성'하는 것을 숙원사업으단단히 저장해두었다. 번의 도전, 결과는 실패였다. '에잇, 브런치와 나는 안 맞아.' 홧김에 아무렇게나 합리화하며 한 동안 브런치 근처엔 가지도 않았다. 그러던 내가 세 번째 도전을 한 것은 12월 초. 잊혔던 목표가 다시 생각났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목표를 꼭 이뤄야겠다! 결심하게 된 것. 남편에게 올해 안에 출판하고 싶다는 호기 어린 소망을 발표하고 절약을 최고의 미덕으로 아는 남편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그러고는 이사를 핑계로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패키지에 내 노트북도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나. 다행히도 지인 찬스로 고급사양의 노트북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며칠 후, 나긴 바람과 노력 끝에 드디어 최신형 노트북을 획득하게 되었다.  새로 온 노트북을 개시하는 기념으로 브런치 작가 신청을 신청해볼까. 이번에는 먼저 성한 작가들의 합격수기를 읽고 참고해가며 정성스럽게 신청 양식을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리고 어제. '이게 뭐지? 된 건가?' 브런치 게시글에 올라온 글 하나가 전부여서 합격이 맞는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다. 먼저 작가 입문한 선배 글벗들로부터 그게 맞다고 확인받고서야 뒤늦게  '올레~~!!'를 외쳤다. 기쁜 마음에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브런치 작가 합격 소식을 알리고 구독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쭉 뿌렸다.

브런치 작가합격 메시지


 하룻밤 만에 구독자 수가 40명을 넘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브런치 작가 입문'을 나의 올해 소망이라고 여기저기 소문내고 다닌 터라 지인들은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고 축하해주었다. '우정'은 부족한 내 글쓰기를 계속하게 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원동력이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내 글 속에서는 주인공이고 소중한 독자이며 내 성장의 관찰자이기 때문이다. 지인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는 좋은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겐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다.


 40대 중반인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집에 가만히만 있어도 손 갈 일이 많은데, 책상에 정자세로 앉아 글 쓸 시간이 있을 턱이 없다. 새벽에 일어나 잠깐, 빨래 돌리고 잠깐, 막내 잠들고 잠깐, 자투리 시간의 끄적임이 모여 글이 되었다. 작은 점 같은 시간이 모여 얻게 된 브런치 작가 입문은 사소한 시작이 아니라 참으로  영광스러운 상장 같은 것이. 참 고마운 우정의 힘으로 또다시 힘을 내  또박또박 천천히 새롭게 열린 길을 걸어가야겠다. 


 "나의 소중한 인연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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