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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Sep 20. 2023

퇴근후, 초간단 메뉴 추천!

20년차 주부 장기자랑

퇴근 후 한의원에서 반수면 상태로 치료를 받고 나면 6시가 훌쩍 넘고 배가고파 오기 시작한다.

이럴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밀한 준비를 해야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을 수 있다. 간단하고 빠르게 최고의 조합을 위한 내 머릿속 알파고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최근 성공한 메뉴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그날그날 상황과 냉장고 재료의 상태파악, 날씨까지 잘 고려해 내야 간단하지만 최고의 밥상이 차려진다. 참고로 가끔 반찬가게 메인디쉬 협찬은 눈감아주시길~~


고기는 싫은데 맛깔스러운 음식이 생각날 때 : 코다리찜+ 콩나물무침+구운 생김

묵직한 고기는 아니다. 뭔가 쌈박하고 맛깔스러운 음식이 당긴다면 반찬가게 코다리찜 협찬을 추천한다. 집에 오자마자 미리 사둔 코다리찜에 물을 반컵정도 넣고 냄비에 약한 불로 다시 조린다.

코다리찜이 되는 동안 콩나물을 씻어 냄비에 담고 삶는다. 그 사이 콩나물 무침에 들어갈 파를 썰어두고 한 솎음 끓은 콩나물을 채반에 쳐 물기를 뺀다. 잊지 말고 끓고 있는 코다리찜도 한 번 뒤집어주고. 물기 빠진 콩나물에 파를 넣고 소금, 참치액젓, 참기름, 깨소금 넣고 휘휘 저어주면 끝!

한쪽에 콩나물무침 담아내고 김을 꺼내 프라이팬에 은근하게 구워낸다. 바삭하게 구워진 김을 잘라서 식탁에 내고 코다리찜도 오목한 접시에 담아낸다. 이렇게 하면 30분 컷 초간단 메뉴완성!

매콤 달콤한 코다리 한쪽을 쪼개 김 위에 밥을 얹고 콩나물과 함께 입에 넣으면 맛있어서 까무러칠지도 몰라요~^^


♡감자가 많아 처치곤란일 때, 엘레강스하게 감자수프어때요?

많이 사야 싸다고 감자를 3kg,5kg로 박스채사서 푸른 싹이 돋아날까 봐 노심초사했던 적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한식에는 질리셨다고요? 밥차리긴 귀찮고 호텔조식이 생각나는 그런 날이 있다. 이럴때는 퇴근길에 포근포근한 식빵을 사온다. 집에 도착하자마지 냉동실에 쟁여둔 치킨너겟을 꺼낸다. 에어후라이어에 넣고 휘리릭 데운다. 재빠르게 뒷베란다에 가서 감자를 3~4개를 꺼내 후다닥 깎는다. 믹서기에 양파 반쪽을 넣고 껍질을 깐 감자, 우유를 1컵 넣고 갈아낸다. 그 사이 크림수프 분말에 물을 조금 넣고 휘휘 저어 두고 아 둔 감자, 양파, 우유와 함께 넣고 약한 불에 끓인다. 시판 중인 크림수프를 넣는 게 핵심. 약간만 넣어도 맛보장은 되고 감자와 양파가 들어가니 죄책감 없이 웰빙푸드 느낌도 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수프가 끓는 동안 치킨너겟을 꺼내 집에 있는 채소, 토마토, 오이 있는 데로 더해서 치킨샐러드를 완성한다. 식빵, 치킨샐러드, 뜨끈한 감자수프의 조합. 주말 아침에도 딱  맞는 비행기안타고도 파리느낌 물씬 나는 나름 유러피안 집안 메뉴다.


♡비 오는 날은 부침개가 진리. 애호박 전 추천합니다!

노릇노릇 지글지글 익는 소리 들리시죠?

퇴근 후, 재빠르게 한의원을 갔는데도 치료를 마치고 나오면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이다. 마침 버스정류장을 가는 길목의 야채가게에서는 마지막 떨이로 세일이 한 창이다. 비 오는 날, 딱 맞는 메뉴가 뭘까 침을 맞으면서 미리 계획해 둔 덕택에 고민하는 시간낭비 없이 마지막 남은 애호박 세 개를 단돈 2,000원에 재빠르게 살 수 있었다. 오이고추도 한 바구니에 1,500원, 상추도 두 봉지에 1,500원. 완전 득템했다.


겨우 허리치료하고 나와서는 세일하는 야채를 보고 는 결코 지나치는 법이 없다. 더 사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고 야채 몇 가지를 사서 출근가방이 불룩해지도록 꾹꾹 눌러 담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제 사둔 콩나물은 씻어 물을 담아 콩나물국을 끓인다. 국이 끓을 동안 애호박을 꺼내 강판에 채썰고 양파와 당근도 같이 썰어 눈도  호강하는 비주얼을 만들어본다. 30분짜리 메뉴라고 비주얼을 포기하지는 않는 20년 차 주부의 자존심이라고나 할까. 부침가루를 탈탈 털어 넣고 찬 물을 두 컵 섞어서 반죽을 한다. 프라이팬을 달구어 반죽을 얹고 익는 동안 콩나물국 간을 맞춘다. 하얀 국물의 맛보장 친구는 치킨스톡이다. 요것을 두 방물 톡톡 떨어뜨리고 새우젓을 첨가해 간을 하고 간 마늘과 파를 총총 썰어 넣으면 정말 개운하고 감칠맛 나는 콩나물국이 완성. 부침개와 콩나물국, 김치와 아삭한 오이고추까지 내서 함께 먹으면 맛난 저녁식탁이 준비된다.


보글보글 개운한 맛이 익어가는 중


혼자 먹는 저녁이라도 아무렇게나 먹지 않는다.

이렇게 빠르게 뚝딱 2~3가지 반찬을 만들어두면 수시로 들락거리는 애들도 인스턴트가 아닌 집밥을 먹일 수 있고. 퇴근하고 늦게 오는 엄마를 기다린 배고픈 막내에게도 덜 미안하다. 특히나, 당뇨와 노화로 밀가루도 사 먹는 음식도 소화를 잘 못 시키는 나에게는 더더욱 좋다. 잠깐의 배고픔을 참고 얼레벌레 차린 소박한 밥상으로 건강도 가족도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이쯤 되면 20년 차 주부의 진기명기정도 되지 않을까 ' 자화자찬하면서 야무지게 저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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