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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02. 2023
가을특집 감성수업
팝송 더하기: 영화 <라붐> Reality
아침, 저녁으로 붉고 노랗게 물든 가로수길을 걷노라면 매년 비슷한 때에 맞이하는 가을이지만 센티한 감성에 빠져들곤 한다. 늘 비슷하게 하는 수업이라도 음식에도 제철이 있듯이 수업에도 제철 감성을 가미하면 그 풍미가 깊어지지 않을까. 달달한 팝송을 더해 수업에 가을맛을 입혀본다.
특별한 감성, 영화 <라붐>의 'Reality'
: Something special (~thing +형용사)
"얘들아, 오늘은 가을특집으로 수업을 준비해 봤어. 감성 가득한 팝송으로 문법을 배워볼까. 첫사랑의 풋풋함을 보여주는 달달한 팝송 "Reality"를 들어보자. 여기 여주인공인 소피마르소는 영화가 개봉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책받침의 주인공이 될 정도였어. 음악을 잘 들으면서 빈칸의 표현을 채워 보자."
Met you by surprise,
우연히 그대를 만나고
I didn't realize that my life change forever
나의 삶이 완전히 바뀔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
Saw you standing there
그대가 서있는 걸 보았고
I didn't know I'd care
내가 신경 쓰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지.
There was __________ ______
(something special)
in the air
뭔가 특별한 분위기가 느껴졌어.
https://youtu.be/T5dnEKqOaHw?feature=shared
전주가 흐른다. 꺄~ 이곡을 처음 만났던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 애잔한 첫사랑의 풋풋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1988년 개봉된 영화지만 2023년에도 유효한 감성이다. 딱딱한 문법을 부드러운 팝송가사에 얹어 수업을 채운다. 한 소절 한 소절 따라가며 가사를 음미하고 반복되는 선율 속에 영어가사는 머릿속에 깊이 새겨진다. 팝송은 영어수업에 약방의 감초처럼 쓸 수 있다. 아이들도 편안해지고 나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 한 단원에 팝송 한 두 개 정도 골라 듣는다. 아이들이 학습지를 풀거나 활동을 할 때 배경음악으로 잔잔히 깔아주고 중요 문법표현이 들어있는 가사를 반복해서 들려주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참 좋다.
노래의 클라이맥스로 가며 감성은 더욱 짙어지고 뮤직비디오의 영화의 가장 핫했던 장면, 남자주인공이 여주인공 소피마르소에게 해드폰을 씌어주는 화면에서 멈춘다.
영화 <라붐>의 하이라이트 장면얘들아. 바로 이 장면이야.
썸남이 시끄러운 파티장에서 헤드셑을 뒤에서 끼워주는 장면.
음~심쿵! 너무 멋지지 않니?
애들보다 내가 더 신이 났다. 가사를 따라가며 소피마르소의 풋풋한 소녀감성에 이입된다. 곡 전체를 듣고 교과서로 돌아와 예문을 읽고 한 문장, 한 문장 표현을 익힌다. 가을특집 미션은 문장을 읽고 해석하기. 미션에 실패하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연기하기 벌칙이 주어진다. 수업시간에 잠깐 딴짓하다 보면 졸지에 영화 속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되는 어마어마한 특혜가 주어진다고 너스레를 떨며 얘기하니 반전체의 집중력이 최고가 된다. 썸 타는 커플들 발표순서되면 아이들은 발음이 안 좋다는 둥, 시제가 틀렸다는 둥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대며 주인공 후보로 올려야 한다며 떼를 쓴다. 이 정도로 수업에 몰입하게 되면 졸음도 지겨움도 낄 자리가 없다. 칠판에 남주(남자주인공), 여주(여자주인공)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수업은 더욱 재밌어진다.
노래 한 곡을 다 듣고 책 한 페이지를 박진감 넘치게 읽고 풀고 다하고 나니 마침 수업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남주, 여주는 다음 시간에
연기준비해 오도록 하자.
기대할게~
오늘 수업 끝!
오늘 쫌 Something special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