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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Jul 27. 2024

[안덕] 하나만 투어 (2): 골목투어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를 아시나요?

제주는 나에게


국내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니 해외 같은 낯섦이 있고, 바다와 산, 도시와  어촌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나름의 멋도 있다. 그래서인지 잊을만하면 제주가 생각난다. 물을 좋아하는 천성도 있지만 탁 트인 하늘과 바다를 주기적으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나 할까. 습관성 제주앓이가 있는 편. 그리고 우리 집과 김포공항이 가깝고, 게다가 제주는 국제 시답게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어 차가 없어도 여행이 가능하다.


 최소한의 물건들만 챙겨 길을 나선다. 그리고 욕심내지 않고 찍어 집중적으로 본다. 이번에 정한 곳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이다. 그중에서도 숙소가 있는 화순리, 골목의 숨은 맛집과 멋집을 쏙쏙 찾아가 본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투어 시작~~!!


화순리는요!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고 위치가 좋아 어디나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뚜벅이 여행객은 밤늦게까지 멀리 다닐 수는 없다. 그래서 숙소 주변 인프라가 무척 중요하다.


안덕 농협 하나로 마트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저 멀리 마트뷰가 나를 반긴다. 이곳에 머무는 4일 내내 회색 구름이 블라인드처럼 낮게 깔려 쨍한 햇볕을 막고 차분한 아침을 내게 선사한다. 이곳 하나로 마트는 제주 최초의 마트라고 어디서 언뜻 본 것 같다. 그렇다고 엄청 크고 화려하진 않다. 딱 필요한 것들이 적절히 있는 평범한 마트.


카페 : 더 리트리브

이효리도 찾아갔다는 소개를 보고 냉큼 가본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접근성 딱이다. 겉보기에는 큰 공장을 개조한 것 같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널찍한 공간에 드문드문 테이블이 있고 큰 창으로 바깥풍경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흡사 아트샵처럼 작은 소품이랑 사진, 티셔츠, 모자 등등 다양한 것들을 파는 곳이 한쪽 켠에 보이고 2층에 올라가면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매장이 있다.

화장실 세면대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화장실이다. 구식 화장실 공간에 식물과 거울, 센스 넘치는 문과 사진으로 공간이 세련된 탈바꿈을 하였다. 요즘 인테리어는 바꾼 듯 안 바꾼 듯 고친 듯 안 고친 듯 한 한 끗 차이 센스로 세련미를 뽐낸다.

 

명경식당 : 달콤 고소 콩국수
명경식당 콩국수

이곳은 버스를 타고 멍 때리다 발견한 곳이다. 유난히 사람이 많은 식당을 발견하고는 상호만 외워 폭풍검색을 다. 여긴 콩국수가 맛있다고 온라인 친구들이 극찬을 한다. 때마침 저녁을 먹을 시간, 카페에서 쓰던 글을 마무리하고 다음 코스, 콩국수집으로 이동한다.


식당<명경식당>은 여름이라 계절메뉴로 콩국수를 하나보다. 테이블에 달린 패드로 주문하고 콩국수를 영접. 뽀얀 국물이 아니라 미숫가루 국물처럼 베이지색이 뿜뿜이다. 한 수저 떠서 입에 넣어보니 고소하다. 땅콩과 다른 견과류가 들어갔는지 순도 100% 콩국물은 아니지만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것이 아이들도 좋아할 맛이다. 쫄깃한 면발이 착착 감기면서 '어서 와 여긴 처음이지?!' 하면서 발랄함으로 입안을 휘저어 놓는다.


소품샵 : 1월 구름

배가 부르니 또 걷는다. 중년의 비애는 밥 먹고 바로 누을 수도, 앉아있을 수도 없다는 것, 40~50대 중에 아마도 대사질환인 당뇨와 혈압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거다. 고로 먹으면 걸어야 한다. 소화시키고 에너지를 태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안 먹고 안 움직이면 되는데 또 그러긴 싫고. 그렇게 걷다가 발견한 소품샵, 초등학생 막내딸이 기념품을 찰떡같이 부탁한 터라 혹시나 하고 문을 밀고 들어간다.


귀여운 멍멍이 두 마리가 반긴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에 들어오고 왔다 갔다 하는 강아지들이 조용한 가게에 생기를 더한다.

키티, 시나모롤, 짱구 온갖 귀여운 캐릭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딱히 필요하진 않지만 있으면 좋을 작은 선물을 고르고 계산한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쓰는 초등 4학년 언니를 위한 앞머리용 롤이 당첨. 시나모롤 프린트가 포인트다.


걷고 또 걸어도 다 못 보는 하나만 투어.

한 지역만 다니면 뭐가 볼 게 있냐고 누군가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천천히 보만 정말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볼 게 많다. 제주 안의 이탈리아, <시칠리안 101> 식당도 못 가봤고 다양한 드립커피로 유명한 카페, <화순별곡>도 못 가봤다. 그래서 속으로 다짐한다. '한번 더 와야지'하고. 열심히 다니고 끝날 때쯤엔 언제나 이렇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여행을 끓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



아, 못 말리는 내 역마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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