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니 해외 같은 낯섦이 있고, 바다와 산, 도시와 어촌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나름의 멋도 있다. 그래서인지 잊을만하면 제주가 생각난다. 물을 좋아하는 천성도 있지만 탁 트인 하늘과 바다를 주기적으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나 할까. 습관성 제주앓이가 있는 편. 그리고 우리 집과 김포공항이가깝고, 게다가 제주는 국제도시답게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이 잘 정비되어 있어 차가 없어도 여행이 가능하다.
최소한의 물건들만 챙겨 길을 나선다. 그리고 욕심내지 않고 딱 한 곳만 찍어 집중적으로 본다. 이번에정한 곳은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이다. 그중에서도 숙소가 있는 화순리, 골목의 숨은 맛집과 멋집을 쏙쏙 찾아가 본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투어 시작~~!!
화순리는요!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관광객으로 붐비지않고 위치가 좋아 어디나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뚜벅이 여행객은 밤늦게까지멀리 다닐 수는 없다. 그래서 숙소 주변 인프라가 무척 중요하다.
안덕 농협 하나로 마트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저 멀리 마트뷰가 나를 반긴다. 이곳에 머무는 4일 내내 회색 구름이 블라인드처럼 낮게 깔려 쨍한 햇볕을 막고차분한 아침을 내게 선사한다.이곳 하나로 마트는 제주 최초의 마트라고 어디서 언뜻 본 것 같다. 그렇다고 엄청 크고 화려하진 않다. 딱 필요한 것들이 적절히 있는 평범한 마트.
카페 : 더 리트리브
이효리도 찾아갔다는 소개를 보고 냉큼 가본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접근성 딱이다. 겉보기에는 큰 공장을 개조한 것 같다.
배가 부르니 또 걷는다. 중년의 비애는 밥 먹고 바로 누을 수도, 앉아있을 수도 없다는 것, 40~50대 중에 아마도 대사질환인 당뇨와 혈압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거다. 고로 먹으면 걸어야 한다. 소화시키고 에너지를 태워야살아남을 수 있다. 안 먹고 안 움직이면 되는데 또 그러긴 싫고. 그렇게 걷다가 발견한 소품샵, 초등학생 막내딸이 기념품을 찰떡같이 부탁한 터라 혹시나 하고 문을 밀고 들어간다.
귀여운 멍멍이 두 마리가 반긴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에 들어오고 왔다 갔다 하는 강아지들이 조용한 가게에 생기를 더한다.
키티, 시나모롤, 짱구 온갖 귀여운 캐릭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딱히 필요하진 않지만 있으면 좋을 작은 선물을 고르고 계산한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쓰는 초등 4학년 언니를 위한 앞머리용 롤이 당첨. 시나모롤 프린트가 포인트다.
한 지역만 다니면 뭐가 볼 게 있냐고 누군가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천천히 보만 정말 다 볼 수 없을 정도로볼 게 많다. 제주 안의 이탈리아, <시칠리안 101> 식당도 못 가봤고 다양한 드립커피로 유명한 카페, <화순별곡>도 못 가봤다. 그래서 속으로 다짐한다. '한번 더와야지'하고. 열심히 다니고 끝날 때쯤엔 언제나 이렇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여행을 끓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