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요일 Mar 20. 2022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화요일입니다.

나 탐구생활

근데 왜 필명이 화요일이에요?


종종 듣는 질문이다. 이 필명은 내가 가장 애정 하는 인생 책에서 따온 것이다. 자기소개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필명이 만들어진 역사를 되짚어본다.


   2001년쯤이었을까. 그 책을 처음 접한 게. 죽음을 앞둔 노교수가 단 한 명의 제자를 위해 인생을 주제로 매주 화요일에 하는 강의를 모은 'Tuesdays with Morrie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교사가 되기 위해 4년 동안 재수했던 방황의 시절, 한없이 흔들리던 나의 정신줄을 잡아멘토가 되어주었다. 대한민국이  붉은 악마의 열기로 붉게 물들었던 2002년 추운 겨울날,  임고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단했던 그길에도 낡은 이 책은 내 손에 쥐어져 다. 이때부터였을까. 나는 교과서 속 지식이나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수업뿐만이 아닌 인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삶의 이야기를 다루며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모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된 것이. 이듬, 나는 임고 합격증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2020, 또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성인이 제자들과 매주 화요일에, 책 속 모리 교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한주에 한 챕터씩 천천히 소리 내어 책을 읽고 얘기하고 고민하다 보면 생각이 멈추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황금 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이 책을 접하면서 초심이 다시 나의 마음을 두드린다. '아~! 필명을 <화요일> 해볼까. 이렇게 내 부캐릭터가 탄생하게 되었다.


작년 2021년, 휴직을 하면서 일주일에 하루쯤은 전히 내 자신에 집중해보는 하루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리고 <주간화요일: '일주일에 하루, 그림이 있는 요일 > 쓰기 시작했다. 주간화요일의 '화'는 '그림 화畫'를 쓰고, 매주 화요일에 다녀온 미술관의 작품들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서 에세이를 썼다. 덕분에 일주일에 하루, 화요일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금쪽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필명,  부캐(부캐릭터) 화요일은 나에게 찰떡처럼 잘 맞아떨어졌다.

https://m.blog.naver.com/blume9506

네이버 사전 캡쳐

 내친김에 사전에 한자 '화'를 쳐보니 이렇게 많은 뜻이 있다.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화요일의 화를 달리해서 어떤 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야기를 化(가르치다)를 써서 화요일에 올리고, 어떤 때는 내 안의 火 (불)를 정리해서 글을 써보고, 그리고 다시 화해하고 화목을 찾는 和(화목하다) 요일의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한자 '화'에 이렇게 많은 뜻이 있으니, 다양한 뜻에 맞게 모으고 엮으면 다채로운 <주간 화요일> 시즌2가 재탄생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


일주일에 6일은 부모님이 주신 이름으로 살고 하루쯤은 내가 만든 화요일로 사는 것. 괜찮지않은가. 또다시 창작욕구가 불타오른다. 간만에 열정의 火요일이 탄생할 예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