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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요일 Dec 22. 2021

혹시 같이 책 읽으실래요?

도란도란 책친구 : 저학년 독서 품앗이


올해 3월, 막내가 초등 1학년 입학했다, 대표 엄마가 급히 만든 카톡에서의 어색한 인사, 녹색어머니 봉사일정과 학부모 폴리스 일정 공유... 그리고 침묵, 그 조용한 단톡방에 수십번 고민하다 조심스레 한 줄 톡을 올려본다. "독서교육 품앗이하실 분 계신가요? 우리 같이 해봐요~" 용기 내 제안한다. 그리고 기다리길 몇 시간, 그리고 하루 종일 별다른 답글이 없다. 아무리 카톡이지만 민망함과 부끄러움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


'에효, 그럴 줄 알았어. 코로나로 만나지도 못하는데 나를 어찌 알고 같이 하겠어.'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에 기대를 접는다. 그리고 아이 등교시키는 길. 한 엄마가 수줍게 묻는다. '혹시 독서 품앗이 어떻게 하나요?'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을 전한다. 반신반의 호기심반 두려움 반으로 한 명 섭외, 늦게 카톡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엄마가 1명 더 추가. 이렇게 수줍게 만난 엄마가 3명, 한집이 쌍둥이라 아이는 모두 넷. 우린 <도란도란 책친구라>는 이름으로 작지만 첫 모임을 시작했다!




설렘과 기대가 가득한 막내가 올해 초1이 되었다. 나는 막내의 초1을 뒷바라지하려고 1년 휴직을 했고. 막내를 위해 할 많고 많은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책 읽기. 언니, 오빠도 마을공동체 <책, 놀자!>로 초등시절을 보낸 터라 셋째 막내도 당연히 마을에서 책모임을 하는 줄 알고 있었다. 마을 친구들과 함께 체험하고 즐거운 경험을 쌓는 책 읽기를 하고 싶어 둘째가 1학년이 었던 때 시작한 일이 올해로 6년이 되어 막 마무리되던 해였다.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막내를 위한 스페셜 동아리도 따로 필요했다. '에고. 애셋을 낳으니 할 일이 많다'. 때늦은 후회를 해봐야 소용없다. 셋째 마지막 휴직이라 아무것도 안 하고 격하게 쉬고 싶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쁜 막내를 위해 독서모임을 안 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초1 친구들과 함께 하는 마을 동아리, <도란도란 책친구>. 지난 3월에 시작하여 시나브로 조금씩 읽고 나누었다. 월요일엔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화요일엔 읽은 책으로 독서일기를 쓰거나 친구들과 퀴즈를 내고 맞추는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하였다. 매달 한번 생태공원에 가서 생태수업을 들으며 주변의 나무, 새, 곤충들을 관찰하고 배웠다. 코로나 때문에 크고 작은 변동이 있었지만 일 년간 꾸준히 친구들과 함께 했다.

 초등 1학년을 보내는 엄마들의 마음은 급하다. 한글, 영어, 수학, 미술, 체육... 이것저것 구색을 맞춘다고 하나씩 추가한 사교육이 엄마의 시간을, 아이의 시간을 갈아먹기 일쑤다.


근데 다들 책 읽기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엄마는 아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성장하는 힘을 믿는다. 근데 혼자 하기엔 어렵고 힘든 일이 책 읽기이다. 친구랑 같은 책을 읽고 놀이하고 체험을 한다면 어떨까? 아이들이 책 읽기를 즐겁고 재밌는 경험으로 기억하지 않을까? 무모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모아 다시 모임을 도모한다. 엄마의 오지랖은 넓고도 넓어 마을로 뻗쳐나간다. 그래도 마을 친구들과 책을 읽는 값진 경험은 절대 놓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인걸~^^.


지금부터 한 권 한 권 추억이 담긴
'같이 책 읽기' 스토리가 하나씩 공유된다고요.
개. 봉. 박.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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