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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월령 Sep 12. 2023

돈 잘 버는 작곡가는 없나?


돈 잘 버는 작곡가는 없다

#1 돈 잘 버는 작곡가는 없나?


< 이루마가 돈을 잘 못 번다고? >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이루마 님 공연을 보러 갔었다.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콘서트 활동을 오래 쉬다가 이번에 복귀하셨다 한다. 평소 이루마 님의 곡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듣고 하지만 직접 연주를 들으러 가는 건 처음이었다.


사실 피아노를 시작하던 시기엔 이루마 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좋아하지 않았다기보단 질투했다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루마 님이 초반에 발매했던 앨범들을 살펴보면 잔잔한 배경음악 성격의 연주곡들이 많다. 당연히 다 좋긴 하지만 유독 인기가 많은 이유를 당시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치기 어린 마음에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 것이다.


어림없는 소리. 음악을 하면 할수록, 이 척박한 연주음악 시장을 개척한 이루마 님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깨달아갔다.


   평소 피아노 연주음악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주로 내가 말한 초반 시기의 유명 곡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Kiss the rain], [River flows in you], [May be] 등.. 만약 제목은 모르더라도 들어보면 대부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곡들이지만 나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앨범들을 좋아한다. [Room with a view], [Piano], [f r a m e]과 같은 앨범 들이다. 그래서 내가 더 음악을 잘 안다거나 잘났다거나 그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해 둬야 할 것 같다. 그저 여러분들도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루마 님의 최근 앨범을 듣기 시작한 게 솔직히 말해 몇 년 안 됐다. 그래도 한 명의 열렬한 팬이자 현업 작곡가로서 의견을 꺼내보자면 특유의 연주 스타일은 여전히 느껴지면서도 깊이에 있어서는 이전과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다른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깊은 음악들이 있다. 집중해서 듣다 보면 음 하나하나에 몰입해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다른 일에 몰두해야 할 때엔 이루마 님의 곡은 잘 안 듣게 된다. 이전처럼 듣기 쉬운 배경음악이 아닌 고유의 서사가 있는 전경음악인 것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이전 스타일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루마 님은 국내에서, 최근엔 해외에서도 연주음악 장르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며 나에겐 항상 자극이 되는 분이다. 라디오 인터뷰 영상에서 봤는데 초기에 잔잔한 배경음악 스타일도 다 의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실로 대단한 사람이다.


   크리스마스 공연 중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제가 돈이 많았다면.. (중략) ~했을 텐데.."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돈이 여유가 있다면 콘서트 중 연주를 좋은 장비로 녹음했을 텐데 아쉽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 말이 자꾸 머릿속에서 맴돌었다. 이루마 님이 잘 벌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대체 누가 잘 벌고 있는 거지?


어..? 돈 잘 버는 작곡가는 없는 건가?


이 책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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