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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나잇 May 12. 2024

암호입니다

아무 글자나 눌렀는데 당신 이름이 적힐 확률은?

마구잡이 인생이 사람을 만나 사람이 될 가능성은?

여태 뭐 했니 라고 물었을 때 영양가 있는 답변을 들을 경우는?

처음 만난 사람과 이마를 부딪혔는데 사랑에 빠진 순간은?     


기대하는 바가 많아서 그래요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한 말을 하고

네모난 각얼음을 와드득 씹어 먹으면


물이 자꾸만 울어      

왜 우니 물으면 녹는 거라고 말해


슬픈 건데 행복인 줄 알아     


내 마음이 당신에게 짐이 되지 않는다면 좋겠군요

왜 하나도 외롭지가 않지 로봇이 되어버렸나     


말도 안 되는 말을 두 번이나 내뱉는다는 건 상처받았다는 거야

괜찮으니까 조금 쉬자     


핑크색 실크 담요를 덮어주는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밤

말갛게 웃어서 나는 아프고 싶었는데    


힘이 자꾸 솟아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날에


무너지고 싶지 않다는 변명으로 걷고 또 걷고

그리운 초록을 찾다가 얼마 못 가 주저앉고

돌아보면 뒤꿈치가 죄다 까져있고 허름한 양말 하나 걸치지 않았고  

   

눈꺼풀이 가라앉을 때마다 멀리 떠나자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고     


그래도 오늘은 나가떨어지지 않았어, 잘했지?


꿈속에서도

눈 감은 나를 두드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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