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연 Jun 12. 2024

세상엔 수많은 고수들이 존재한다.

지하철 고수 편

지하철을 타고 간다.

환승을 위해 내릴 준비를 한다.


한 손에 짐을 든 아줌마 한 명이 문 앞에 바짝 붙어 느긋하게 서있고, 

나는 그 뒤에 순서를 기다리며 얌전히 서 있는다.


드디어 지하철문이 열리고, 나는 여전히 느긋한 아줌마가 내리길 기다리며 서있는다.

천천히 여유 있게 아줌마 내리고, 나도 뒤따라 내린다. 

    

지하철 밖에는 올라타려는 사람들이 양갈래 줄을 만들어 도열하듯 서있다.

때문에 나는 느긋하게 걸어 나가는 아줌마를 추월해 나갈 수도 없다.

사람의 통로를 지나는 중. 

    

앞장서 걸어가는 아줌마를 어정쩡하게 주춤거리며 뒤따라가게 되었고, 아줌마는 여전히 느긋하다.

드디어 옆으로 늘어선 사람들이 줄어든다.

나는 아줌마를 추월해 나갈 준비를 한다. 

    

자 출발.

난 걸음도 빠르지.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아줌마, 갑자기 속도를 낸다

나보다 더 빠르다.

느긋한 사람이 결코 아니었던 듯...    

 

환승해야 할 지하철이 저 앞에 들어오고 있다.

타야지. 

놓치고 기다릴 순 없잖은가.

속도를 내서 간신히 올라탄다.

자리도 있다.

앉았다.

자리에 앉아 앞을 보니

아줌마 벌써 앉아있다.   

  

내 존재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세상엔 수많은 고수들이 존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터치 텐트인가, 일회용 텐트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