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리 작가의 글쓰기 강연 + 사일런트 라이팅
노들서가에서 '쓰는 이의 마음'이란 강연을 들었다. 노들섬 개장 축제의 일환으로 고수리 작가님이 글쓰기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을 들려주었다.
노들서가라는 이름 때문일까. 작고 소소한 크기를 상상했었다. 하지만 꽤 넓은 공간을 강연 장소(듣기), 책상과 의자(쓰기), 출판사 부스(읽기), 카페 등이 빽빽이 채우고 있었다.
출판사 부스엔 마음산책도 있었다. 마음산책 북클럽을 통해 최근 완독한 맨해튼의 반딧불이(손보미)를 보고 무척 반가웠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는 참 기분 좋은 시리즈다. 머리가 복잡할 때 맘에 드는 엽편을 읽으면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강연장이 따로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주변의 떠드는 소리가 겹쳐 집중이 흐트러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유익하고 유쾌한 강연이었다.
고수리 작가의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하루에 하나씩 브런치에 글을 올린 본인의 경험'이었다.
'카카오 프로젝트 100'에서 '100일 동안 내 책 쓰기'란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나의 콘텐츠로 내 책을 쓰는 것을 목표로 매일 인증을 해야 한다. 인증을 위해 매일 한편씩 올렸다.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때 찍힌 사진처럼 어설프지만 또 그게 가장 솔직한 모습같다.
고수희 작가도 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생각에 힘이 났다.
그 외에 글쓰기의 기술적 측면을 포함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열심히 메모했는데 앞으로 글을 쓰면서 틈틈이 꺼내봐야겠다.
강연이 끝나고 사일런트 라이팅이 시작됐다. 시작 전 나눠준 연필과 종이를 이용했다. 프로젝트 100과 관련해 왜 음악에 관련된 글을 쓰는지 짧게 적었다. 오랜만에 연필로 글을 쓰는 시간이었다. 백스페이스로 쉽게 글을 지울 수 없어 더욱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아이스라떼로 갈증을 해결하며 썼던 글, 결과물은 크게 중요치 않았다. 그 시간을 온전히 즐겼기 때문에.
노들섬에는 재미있는 가게도 많고 잔디밭도 있고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공연을 해도 좋은 곳이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여러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피아의 마지막 공연도 이곳에서 하던데, 이십 대 시절 좋아했던 피아의 마지막이라니 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