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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달 Oct 05. 2019

약수역 근처에서 떠올린 이탈리아 커피의 추억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  

지난 4월 초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갔다. 수많은 추억이 있었지만 바 형태로 서서 마신 에스프레소의 추억이 각별하다. 테이크아웃과 카페 내 테이블에서 마시는 것 사이 중간 정도랄까. 종업원을 마주 보며 에스프레소의 작은 잔을 손가락에 끼우고 홀짝거리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까지 접하지 못한 신문물을 접한 옛날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커피에 감동한 나머지 찍은 사진이 몇 장 없는 게 아쉽다. 설탕을 넣어 달달해진 에스프레소를 아껴서 한 모금씩 마시며 이탈리아라는 걸 실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이렇게 커피를 마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릿세가 없어 가격도 저렴했다.)  




약수역 근처 카페 리사르 커피 로스터스에 갔다. 이탈리아처럼 바 형태로 서서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아내가 말했다. 한동안 이탈리아에서의 추억에 빠져 허우적대던 우리였기에 그때를 생각하며 그곳으로 갔다. 


들어가니 바를 둘러싼 손님들이 이미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종업원은 2명. 우리 차례를 기다리며 메뉴판을 보고 겨우 주문했다. 아내는 나폴리식 커피인 카페 스트라파짜또를(남부에서는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는 걸 보면 처음부터 달달한 에스프레소인가 했는데, 맞았다.) 난 아포가토를 먹었다. 아주 맛있었다. 이탈리아 로마가 아닌 서울 약수역 쪽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인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그때와의 차이점이라면 계산 방식? 로마에서는 분리된 계산대에서 미리 현금을 줬다면 여기선 다 마시면 커피를 내려준 직원이 멀티로 계산을 해준다. 

 

아내가 마신 에스프레소는 1,500원, 아포가토는 2,500원. 도합 4,000원을 내고 가게를 나왔다. 


우리 동네에 있고 아침 일찍 영업한다면 가끔 아침에 들러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출근할 것 같다. 하루를 맛있는 커피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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