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다. 독립책방에서 책 구경하는 건 재미있지만 좁은 공간이니 눈치 보여 약간의 의무감 때문에 책을 사는 건 별로 재미없는 일이었다.
독립책방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건 재미있지만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간 책방을 보면 잠깐 눈을 감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서울서점페어처럼 책 관련 행사를 하면 꼭 한 번은 가게 된다.
어제는 DDP 서울서점페어에 갔다. 독립책방 부스와 헌책방 부스가 마련되어 책을 파는데 헌책방 부스에 흥미로운 책이 많았다. 다음번에 1:1로 부스 비율을 조정하면 어떨까. (그리고 독립출판물은 대부분 따분했으나 일러스트집 하나는 무척 좋았는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오전에는 실크스크린으로 에코백 만드는 강연을 들었다.
아내와 함께 들었다. 신청한 사람들 모두 온 건 아니었지만 나름 참여율도 열의도 높았던 워크숍이었다.
미리 준비된 판을 이용해 천, 종이, 가방에 찍었다.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건 색 정도라 여러 색을 섞어서 새로 색을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아이와 함께 온 엄마를 보니 조카가 생각났다. 조카를 자주 못 봐서 아쉽다. 맛있는 걸 많이 사주고 싶다. 이번 주말에는 볼 수 있을까.
완성된 걸 보니 아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생각만 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사람이 이상해진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틈틈이 이런 활동이 필요하다.
오후에는 책방연희에서 하는 ‘내 콘텐츠로 내 책 기획하기’를 들었다.
강연 겸 위크숍으로 알았는데 강연 100퍼센트라는 점이 실망스러웠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갔으면 안 가거나 다른 기대를 품고 갔을 텐데. 지금 하는 프로젝트 100과도 연관되는 주제라 기대하는 바가 컸던 것 같다.
강연을 들으며 생각하는 게 얼마나 내 것이 될까. 한 두 개라도 직접 만들거나 써봐야 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