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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 Oct 09. 2022

눅눅한 와중에도 일기쓰기

1009-길동에서

러닝할 때만해도 비의 징조뿐이었는데 토독토독 계속 내리고 있다. 렌즈를 끼기만 해도 눈이 시려서 안경을 쓰고 운동했다. 요즘은 머릿속에 자꾸 블랙자켓을 입은 멋진 여성이 상상되어 그렇게 입고 나가는 편이다. 물론 현실의 내 모습은 상상같지 않지만. 오전에는 경을 만나 팬케이크 가게에서 브런치를 먹고 등촌샤브샤브 칼국수에서 런치를 먹었다ㅋㅋ빵해장일까...찬찬히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경도 참 변한 게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 어제는 H군에게 내가 변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내 친구인 P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는 곰곰히 생각하다 둘이 닮았네, 인정. 하고 말했었다. 그러고 보면 내 주위 친구들은 정말 달라진 게 없다. 좋다 싫다 하기는 어렵구나. 경과 헤어지고 다이소에서 뜨개실과 바늘을 샀다. 어제의 질문이었던 취미 선택의 문제는 뜨개질로 결론이 났기에. 왕초보를 위한 비니뜨기 튜토리얼을 일단은 마쳤다. 물론 다 풀었지만ㅋㅋ푸르시오라는 말...진짜 웃겨...학과 후배에게서 인터뷰 일정 조정 차 연락이 왔는데 나도 참 웃기는 짬뽕이다. 적응 못해서 뻘뻘 매는 중이면서...오늘과 내일의 질문은, 내가 영화가 아닌 출판일을 하면 어떨까에 대한 것이다. 지금와서는 몇몇 순간 최종합격을 고사했던 회사가 떠오른다. 과거로 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겠지만 말이야. 후회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걸. 나는 사실 나를 잘 안다. 너무 싫어서 외면할 뿐이지. 척하는 것도 사실은 잡아먹히지 않았다는 거 잘 알아. 

비브르 사비를 보고 있다 자기만의 인생이잖아 정말로. 나는 오랜 시간 허영을 먹고 자랐는데 이제는 그만 둬야할 것 같다. 인터뷰는 일단 하고...새로운 사람이 나를 궁금해 했으면 좋겠어 내가 궁금해할 만한 사람이면 좋겠어. 실제로도 흥미로운 사람이면 좋을텐데. 나는 나를 기쁘게 할 만한 것들에 필사적이다.

오늘 나는 축제에서 스텔라장을 볼 수 있을까? H군은 오늘때문에 약속도 취소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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