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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 Oct 10. 2022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괴로워하며 일기쓰기

1010-명일에서

먹어야 할 약이 너무 많다. 원체 약을 먹기 싫어하는 나라서 엄마는 개수를 세어보고 잔소리를 하신다. 몇 번은 가방에 숨겨놓기도 했다 어린애처럼. 다행히 한약은 생각한 것보다 덜 끔찍해서 아침에는 꼬박 챙겨먹는데 도통 저녁에 먹는 일이 힘들다. 오늘도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몸이 무겁고…더 이상 아무것도 입에 넣고 싶지 않아 씻고 눕기만 했다. 술을 새벽까지 마시는 일은 내겐 영원히 없겠지, 나는 술을 마시면 몸이 무거워지고 어딘가에 기대지 않고서는 바로 설 수 없는 타입이다. 게다가 음식이든 음료든 빨리 마시는 터라…이제는 정말 술의 재미를 느끼는 일에 대해서는 포기했다. 안녕, 나는 다른 재미를 찾아볼게.

서너 번 정도 뜨개질을 풀고 다시 하다보니 짜증이 좀 난다. 내일은 시간이 있으니 인내심있게 해 봐야지. 친구와의 점심 약속을 취소한 것이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야 했던 것도 같다.  다만 Y가 조금 보고 싶다. 그를 참 좋아했었는데 말이야.

내일은 혜화에 간다. 오전 중에 인터뷰 질문을 모두 고민하고 뜨개질도 하고 대성당도 마저 읽어야지. 바쁜 하루는 기대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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