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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낭 -7 섬 투어의 야광 플랑크톤(나이트 스노클링)

어디로 가볼까 -태국 끄라비 #3 | 190307

by 윶 uj

일정

아오낭 - 7 섬 투어 - 타폼 클롱송남 - 와리락 온천 - 블루 풀, 에메랄드 풀 - 끄라비 타운



주변 섬으로 가기

끄라비에는 섬이 많이 있고, 이 주변 섬들의 경관이 매우 좋다고 한다. 아오낭이나 끄라비 타운, 라일레이 등에서 출발하는 여러 섬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일일 섬 투어가 있다. 크롱 무앙이라든 지 다른 곳에 숙소가 있어도 호텔 픽업 서비스가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투어를 할 수 있는 듯하다. 프라이빗 투어도 있고, 각각의 섬으로 가는 페리가 있어서 시간만 잘 맞추면 투어를 통하지 않고도 다녀올 수 있을 것도 같다. 주변 섬들을 가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해보았으나, 밤에 바닷속에서 반짝이는 플랑크톤을 보는 나이트 스노클링이 있다는 걸 안 순간 이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빠듯한 시간과 안전을 고려해서 이것이 포함된 섬 투어를 하기로 했다. 야광 플랑크톤들이 어두운 바닷속에서 반딧불이처럼 반짝인다 하니, 처음 해보는 체험이라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우리는 첫날 아오낭 길가의 투어 부스에서 가격을 몇 군데 비교해보고 선택했는데, 투어 종류, 여정, 금액에서 큰 차이가 없어서 그냥 숙소 근처 부스에서 예약했다. 우리의 선택은 '7 섬 선셋 투어'로 오후에 출발해서 근처의 여러 섬을 둘러보고 라일레이에서 석양을 보고 식사를 한 후 나이트 스노클링을 하고 돌아오는 여정이다.


7 섬 투어

오후에 우리의 숙소 앞으로 픽업하러 온 차량을 타고 선착장 근처에 도착한 다음, 같은 투어를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주의사항을 듣고 여행사에서 나누어주는 스노클을 받고 배로 이동한다. 우리는 스노클링을 좋아해서 장비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각자 집에서부터 따로 챙겨 온 스노클을 이용했다.


배 타러 가는 길의 풍광이 벌써 멋지다.

7 섬 투어 배 타러 가는 길


섬에 점점 가까워지자 깊이가 얕아져서 그런 지 물 색이 밝아지고 바닥까지도 잘 보인다. 해파리도 종종 떠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다행히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나중에 투어 스탭 한 분이 해파리를 건져서 직접 보여주셨다.

아름다운 바다, 해파리


투어의 첫 장소는 닭 모양처럼 생긴 치킨 섬이다. 섬에 내리지는 않고 보면서 지나간다.

치킨 섬 (Chicken Island, Krabi)


처음 배를 내린 곳은 텁 섬이다. 모래사장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바다가 있다. 한국 여수에 '사도'라는 섬에 가면 썰물 때만 모래길이 나타나 바다 가운데로 지나갈 수 있는데 여기도 그곳과 비슷하게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얕은 깊이의 구간이 길고 바닥에 산호가 많아서 들어가기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밖에서도 보일 정도로 물고기들이 많다.

물고기들과 물놀이, 전날 아오낭에서 산 수영복 (Tup Island, Krabi)


파도와 바람의 침식으로 수면에 닿은 섬들의 표면이 많이 깎였을 절벽을 지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자연현상이 멋져 보인다.

수면과 맞닿은 섬의 침식


다음으로 온 포다 섬은 물빛이 특히 아름답다. 날씨 영향인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바다 색은 짙은 하늘빛 같아서 뭔가 청량한 느낌을 준다. 숲도 있고 섬이 꽤 큰 것 같아서 돌아다녀보고 싶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0분뿐이라 아쉬웠다.

포다 섬 (Poda Island, Krabi)
포다 섬 (Poda Island, Krabi)

해가 넘어갈 무렵 라일레이에 도착했다. 라일레이는 육지이지만 외부와 연결된 길이 없어서 배를 통해서만 올 수 있는 곳이다. 어제 아오낭에서 석양을 봤을 때도 좋았지만, 이 곳의 석양은 소문대로 정말 아름답다.

라일레이의 석양 (หาดไร่เลย์ Railay, Krabi)
라일레이의 석양 (หาดไร่เลย์ Railay, Krabi)


석양을 보고 식사를 위해 안쪽으로 이동한다. 이곳도 아오낭처럼 호텔들과 투어 부스들과 쇼핑 거리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쭉 줄지어 있고, 병원도 있다. 밤이 되면 투어로 온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고 꽤 한산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난 한적한 곳을 좋아하니까 다음에는 라일레이에 숙소를 구해야지. 꽤 길게 걸어서 식사 장소에 도착했다. 저녁 식사는 일반 식당으로 보이는 곳에서 제공되는 뷔페식이었다. 맛이 있었지만,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먹을만한 음식이 별로 없어서 팟타이를 따로 주문해서 먹었다. 식사 후에는 아까 해파리를 건져서 보여주신 분께서 불쇼를 보여주셨다. 하루 종일 일했는데 더운 데서 불쑈까지 하시다니, 보는 것은 좋았지만 조금 안쓰러웠다.

라일레이 식당가는 길, 불쑈 (หาดไร่เลย์ Railay, Krabi)


나이트 스노클링을 할 마지막 차례가 되었다. 어디인 지 모를 캄캄한 바다 한가운데에 배를 멈추고서 원하는 사람만 내려가서 보고 오라고 한다. 이것을 하려고 투어를 한 건데 그야말로 칠흑 같은 바다로 들어가려니 블랙홀에 빠져드는 것 같아서 매우 두려웠다. 그러나 용감하게, 구명조끼를 입고, 배 바깥으로 뛰어들었다. 스노클을 착용하고 물속에서 손을 저으니 녹색 불들이 반짝거렸다! 빛이 나는 이 플랑크톤은 무언가 움직임이 있어야 스트레스를 받아 불빛으로 반응을 한다고 한다. 진귀한 구경을 하자고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힘들게 하는 건 아닌 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곧 배에 불이 모두 꺼졌고, 새카만 물속에서 손을 흔들어 불빛들을 보고 다시 고개를 들어 배 위치를 가늠해서 멀리 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유나 님은 어디 있는지 아무리 둘러봐도 알 수가 없다. 스스로 잘 지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두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좋은 방수 카메라를 준비해둬야겠다. 그리고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게 잘 기억해둬야지. 위험했지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오후 내내 여유 없이 이동만 하느라 쌓였던 피로가 아름다운 빛으로 다 녹아 없어졌다.


7 섬 투어 총평

대부분의 투어는 이왕 여행을 왔고 언제 또 올 지 모를 일이니까 최대한 많이 보고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선 좋은 선택이지만,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짧게 지나가는 일정이라 정말 아쉽다. 이번 투어 역시 그런 아쉬움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체력이 떨어져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반나절 동안 다양한 곳을 만나고 나이트 스노클링이라는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어서 대체로 만족스럽고 좋았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아오낭 해변이나 라일레이에서 프라이빗 투어 배를 타고 섬 한두 곳만 가서 편하고 여유롭게 즐겨보고도 싶다. 이곳 프라이빗 투어는 다른 여행지에 비해 저렴한 비용이기도 하고, 아오낭에서 출발한다면 픽업과 선착장까지 가는 데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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