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볼까 -태국 끄라비 #4 | 190308-2
일정
아오낭 - 7 섬 투어 - 타폼 클롱송남 - 와리락 온천 - 블루 풀, 에메랄드 풀 - 끄라비 타운
맹그로브에 가기 전부터 우리는 점심 식사를 할 식당을 찾고 있었는데 적당한 곳을 못찾은 채 도착해버려서 간식거리만 조금 먹은 상태였다. 타폼 클롱송남으로 오는 길에 식당은 몇 군데 있긴 했었는데 리뷰를 보며 갈까말까 고민하며 지나다보니 다 놓쳐버린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처음 보이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벌써 해가 지려고 한다.
드디어 근처에 식당 한 곳을 발견하고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적고 갔다. 골목골목 자꾸 좁은 길로 들어가라 하는데 로컬 가정집들만 보여서 매우 불안했다. 이번에는 밥도 못먹고 길까지 잃는 게 아닌가 싶었다.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은 순간 나무로 지은 듯한 집이 하나 보였다. 우리가 찾던 식당이었다.
https://goo.gl/maps/d8sjewMHj2EsKYfA6
겉에서 볼 땐 그냥 허름한 건물인가 싶었는데 안으로 들어와보니 강가에 기둥을 세워 지은 수상가옥 같은 곳이었다. 오래된 듯 한 멋이 더욱 운치있고 손님도 아무도 없어서, 굶으며 고생해서 온 우리에게 특별히 자리를 내어준 것만 같았다.
식사만 할 수 있어도 감지덕지인 상태였지만 결과를 미리 말하자면, 직접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요리해주는 맛집이었다. 생선은 식당 옆 강가에서 바로 잡는다고 말한 것 같다. 주인분은 영어를 못하시는 것 같고 이분의 딸로 보이는 아이가 와서 짧은 영어와 손짓으로 주문을 받아 주었다. 추천 메뉴를 물어보니 굴과 생선을 알려주어서 굴을 두개 주문하고, 그린커리 크랩, 얌운센, 여기 와서 늘 시키는 팟타이와 쏨땀을 주문했다. 원래 굴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식당 소녀가 알려주는 대로 싱싱한 채소와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신선함에서 오는 감동이 느껴졌다. 대체로 조금 매웠지만 그래서 더 좋은 기분이었고 모든 음식이 신선하고 맛있었다. 계산대로 오니 마침 아이스크림이 있어 후식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식당이 외진 곳에 있어 오기는 힘들었지만 강 옆에 높이 지어져서 이대로도 경치가 좋았는데 해가 지기 시작하니 붉게 물들은 강이 정말 아름다웠다. 끄라비에 온 이후로 역시 태국인지라 모든 음식이 맛있었지만, 의외의 장소와 일몰의 분위기가 더해지니 우리에게 끄라비 최고의 식당이 되었다.
신비로운 타폼 클롱송남과 당시에는이름도 몰랐던 아름다운 식당이 의외의 즐거움을 주어 더욱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