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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해 Jul 12. 2019

오늘은 흐리고, 독서의 날 -김영하 작가의 방

어디로 가볼까 -제주 #3 중문 | 190710

오션 뷰에서 묵는 이유

지난밤에는 몇 번이나 자다 깨다 하면서 보냈다. 일부러 커튼을 열어두고 잤는데, 밤에서 아침까지 눈을 뜰 때마다 밖으로 바다가 보이니, 몽롱한 상태에서도 기분이 좋았다.

자다 깨도 행복한 오션 뷰


아주 먼 서귀포 중문으로 가는 이유

몇 주 전에 한 친구가 제주 하얏트 호텔에서 김영하 작가의 방으로, 책과 굿즈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가고 싶었다. 가끔은 별 소득 없이 돈만 쓰는 것처럼 보여도 매우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여행의 이유' 책 하나가 갖고 싶은 것뿐이었는데, 이 책을 주는 호텔 이벤트를 보니 가고 싶어서 견디기 힘들었다. 매일 예약 페이지에서 가능한 날짜를  확인했었지만 결정은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여기 제주에 와서 여름인데도 흐린 날씨로 물놀이를 못하게 되니, 며칠 더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첫 숙소는 당연히 이 하얏트 호텔로 하게 되었다.


중문으로, 오늘의 방으로 가기

함덕에서 중문까지는 정말 멀다. 북동에서 남서로, 평소의 나라면 안 할 일이다. 예전에는 차 렌트를 하면 다른 지점에서 반납할 수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그게 안돼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제주공항으로 가서 공항버스를 타고 중문으로 간다. 오늘 원래 서울로 돌아가는 날인데 어쨌든 공항으로 가기는 하네.

비 오는데 캐리어를 데리고 버스를 갈아타고 무사히 잘 갈 수 있을까? 버스를 한번 반대 방향으로 타서 몇 정류장 뒤 종점에서 내리고 다시 타고 오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빠르게 잘 도착했다.

비오는 버스 정류장, 시내버스와 공항버스


중문은 고급져

중문으로 오니 역시 관광단지의 명성에 맞게 깔끔한 도로와 건물에서 고급스러운 기운이 풍긴다. 공항버스는 하얏트 호텔 입구에 바로 내려주었고, 호텔 직원이 내 캐리어를 옮겨주었다.

https://bit.ly/2XMH3rz

어제 12시 얼리 체크인을 부탁드리고 일찍 왔는데, 확답을 받은 건 아니었어서 좀 더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호텔 구경을 좀 하고 아침 겸 점심으로 수프와 와인을 먹었다. 비는 그쳤지만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


김영하 작가의 방

알맞은 시간에 방이 준비되어 들어갔다. 조식은 불포함이지만 22만 원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니 좋은 조건이다.

방 입구에서
방 내부


독서의 시간

오늘은 아마도 계속, 흐리고 바람이 불고 온도도 낮아서 수영장이나 바닷가는 가기 어려울 것 같다. 마침 책장에 김영하 작가님의 책들이 꽂혀 있고, 책 읽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그런데 사실은,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아직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알쓸신잡' TV 프로그램에서 인상 좋은 그분이 좋은 목소리로 좋은 얘기를 하는 모습을 봤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작가님의 책을 원하는 대로 볼 수 있다.

책과 선물, 책 읽기

김영하 작가님의 산문 시리즈 중 인터뷰 내용을 모아 엮은 책 '말하다'가 요즘의 관심사 중의 하나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런 지 인상 깊었다. 글을 쓸 때는 오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 때로는 시간 제약이 있을 때 글이 더 잘 써질 수도 있다는 것 등. 그리고 제목에 끌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를 읽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의사 얘기처럼 장난스러움이 느껴져서, TV에서 느껴지던 모습에서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이유

아직 여기서 받은 책 '여행의 이유'를 읽지 않았다. 여긴 다른 책들이 많고, 이건 언제든 읽을 수 있으니까. 대신 내 여행의 이유는 뭘까 생각을 해보았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주'라고 보일 정도로 여행을 다니고 좋아하지만,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리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나에게 여행은 시간이나 돈 중 하나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떠나는 것,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무엇이 나를 밖으로 이끄는지. 여행을 할 때에는 아무리 힘들더라도 한없이 너그러워져서 그다지 화가 나지 않는다. 대체로 행복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 중에는 사소하더라도 내게 보여지는 모든 것이 중요하고 즐겁다. 그래서 그런 내 상태가 좋은 것 같다.

그 다음은 '여행의 이유' 이 책을 읽고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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