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에 담은 올림픽 공원
여름이 다가오기 전 5월과 6월의 공기가 가장 맑고 시원하다.
날씨가 조금만 맑았다 하면 구름과 나무, 잔디가 이렇게 생기가 돌 수가 없다. 이름 없는 이 계절의 여유로움을 꼭 필름으로 담고 싶었다. 그나마 내 사무실에서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은 서울숲과 올림픽 공원이 있었는데, 넓게 펼쳐진 대지를 떠올리며 자연스레 올림픽 공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대학생때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나홀로 나무, 그 때는 이렇게 한적한 분위기가 아니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여기만 서울이 아닌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이 느리고 여유있게 움직이고 있어서, 심지어 비행기 마저도 천천히 낮게 날고 있어서 한장, 한장 심혈을 기울여 찍을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온 세상이 이렇게 느리게 움직여주면 좋겠다.
디지털의 픽셀이 아닌 필름의 그레인은 일부러 날카롭게 만들지 않는 이상 확실히 그 경계가 모호하게 표현되는 특징이 있다. 이걸 더 묘하게 건들면 번진 수채화처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지만 회화와 헷갈릴 정도로 그 경계를 분명하지 않게 만들면 어떻게 될까 생각했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쉬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여유가 생겼다.
사진을 찍다가 쉬어야 될 것 같으면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쉬었다.
이런 하늘과 구름, 한적한 오후들은 내년에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래 영상에서 무드에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이 날 찍었던 모든 사진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부디 여유를 갖고 천천히, 끝까지 봐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