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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mb Jul 20. 2024

전시 Urban Chronicles :

American Color Photography

바깥은 비가 쏟아지던 2024년 서울

여기는 평화롭고 고요한, 1970년대-현재 미국 거리 거리들


엄청 산뜻하고 아름다운 목요일이 될 줄 알았던

2024년 7월 18일 목요일이 야단법석과 난리법석 그리고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니로

매우 질척거리고 속상한 목요일이 되어버린 그날,


<프랑켄슈타인> 전에 시간이 애매해져서 포기하려다

어쩐지 삐릿삐릿 꼭 가고 싶은 신호가 와서

40분 안에 다 보기 미션과 함께 도착한

Storage by Hyundai Card.

줄 선 사람들 보고 진짜 울 뻔했으나 옆 공연장이었고

친절한 안내원 선생님이 인도해 주신 계단으로 내려가니

그 옆에서도 마법처럼 고요한 기운을 품고 있던 이 문.


이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법처럼 바뀐 찰나의 아우라.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한순간 몸과 마음을 드라이하게 만들어줘서 사실 입구에서부터 홀렸음을

미리 고백합니다.


전화기에는 수직/수평 안내선이 없는 줄 알았다는

버르장머리 없는 얘기를 자주 듣고

셀피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나는

사진에 완전 문외한. 모두 순전히 그 순간의 느낌.

한쪽만 이렇게 거칠고 나머지는 전부 매끈-이라고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건 브런치 적응 중인 신입으로서

사진전 후기 올리기 전 심호흡 한 번.


7명의 사진작가의 사진들로 대략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전역의 거리 모습들을 보여주는 사진전이었고

7명 중에 Vivian Maier 선생님이랑 Saul Leiter 선생님

아는 사람이라 두 선생님 사진들 중에 뭐가 있을지,

처음 만나는 다섯 선생님에 대한 기대감이 스을 올라올 때

마주친 첫 섹션 ; VIVIAN MAIER

작가의 서사 자체가 영화인 Vivian Maier 선생님 사진은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늘 작가 선생님이

왠지 따뜻하지만 건조감각적이면서 잔잔한,

그런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

계절 상관없이 봄 같은 기분.


봄 기분으로 만난 두 번째 섹션 ; SAUL LEITER

집에 있던 Saul Leiter 선생님 사진집보다

여기 있던 사진 몇 장의 긍정적 임팩트가 더 강했다고 하면

출판사 담당 선생님이 슬프실까?

Saul Leiter 선생님이

비 오는 유리창을 통해 잡아낸 모습들은 늘 참 좋다.

이 전시의 첫인상.

아래층으로 내려가 처음 만난 포스터 한 번 찍어주고

만난 세 번째 섹션 ; STEPHEN SHORE

미국 헌대 사진의 거장이셨어! 문외한은 처음 뵙고 인사드립니다.

자체적으로 40분 시간제한에 걸려 사진을 먼저 보고

작가 설명은 읽어보지도 못하고 찍은 자 주제에

튀지 않는데도 사진마다 그 앞에 오래 서 있게 했던 선생님.

뭔가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들이라 그런지 편안했다.


Stephen Shore 선생님 사진 앞에 오래 서 있어서

약간 다급한 상태로 만난 네 번째 섹션 ;

WILLIAM EGGLESTON

사진 대신 엽서라도 갖고 싶었어요.

어쩐지 컬러감이 남달라 눈에 띄더니 MoMA에서

최초로 컬러사진 개인전을 하셨던 선생님이셨구나.

사진이 묘하게 불편하면서도 눈은 계속 잡아두던 사진들.

결국 엽서도 한 장.


그리고 사진으로 다 사 오고 싶었던 다섯 번째 섹션 ;

ANASTASIA SAMOYLOVA

사진 대신 엽서라도 갖고 싶었어요.
하필 엽서도 없는 이 사진을 제일 사랑합니다. 너무 욕심납니다.

'자연물과 사물의 교차점이나 연결고리'처럼

다른 종류를 막 엮어놓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Anastasia Samoylova 선생님 특유의 강렬함이 다 이김.

특히 저 유쾌하기 짝이 없는 쾌활함!

<Mens Fashion Advertisement, London, 2022>.

같이 배시시 웃게 되던 사진이라 더 좋았다 : )


내려갈 때 힐끗 본 것만으로도 강렬했던 여섯 번째 섹션 ;

JOEL MEYEROWITZ

절묘하게 잘 잡아냈다 싶은 장면들 그리고

미국스러운 게 뭔지 모르겠으면서도

장 미국스럽다 싶던 사진들.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섹션 ; DANIEL ARNOLD

대표 포스터의 주인공 Daniel Arnold 선생님.

이 전시회를 가고야 말아야지 결심하게 한 사진.

<Baxter &Worth, May, 2017>.


얼마 전에 내 마음을 빛나고 짙은 삶으로 채워버린,

문장들이 모이고 챕터들이 모여 빛나고 짙은 시로 읽히는

Toni Morrison 선생님의 소설 <BELOVED> 생각이 났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마의 구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보러 가기 전에

Inner Peace를 되찾아 준 마법 같았던 전시

Urban Chronicles: American Color Photography

도시 연대기: 7인의 미국 컬러 사진 그룹전


#도시연대기 #7인의미국컬러사진그룹전
#urbanchronicles #americancolorphotography
#boasculture #exhibition #innerpeace


+ 원래 "Street Photography"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도 어쩔 수 없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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