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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밖 백선생 Nov 17. 2021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멜로가 체질] (은정 feat)

이병헌 연출(2019)/ jtbc 드라마


당신이 털어놓는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는 남자.

관심 있다는 뜻.

그렇다고 주저리주저리 자기 이야기를 다 털어놓는 여자.

관심에 호의적이라는 뜻.

이야기를 다 들은 남자는,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를 외치며 실제로 그녀의 눈에 건배를 한다.

당신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뜻.

당신이 아픔의 문제를 푸는 방식을 응원한다는 뜻.

그녀는 순간 이게 뭐지 하면서도 다소 슬픈 자신의 사연에, 용기를 주는 그의 마음에 울컥한다.

그리고 그들은 모로코에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사랑이다.


관심, 이해, 응원, 수용.

모두 사랑을 구성하는 감정들이다.

죽은 애인의 환영을 보며 옛 애인과의 시간에 갇혀버린 은정에게, 옛 애인의 일기 속 진심!

"날 위해 부디 널 지켜줘."

은정은 죽은 애인에게 말한다.

"그래 해볼게."


이 드라마 중 가장 시린 캐릭터였다, 은정이가.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겠지?

죽은 애인은 그녀에게 잘 지켰다며 좋아할까,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그녀에게 분노할까?

건배를 하던 은정의 시린 눈동자가 떠나질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이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결과가 슬픈 사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참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애인을 하늘나라로 보내는 경우일 것이다. 난 겪어본 적 없지만 상상도 하기 싫은 경험이기도 하다.


은정이는 견딜 수 없어 자살시도도 해보고, 외상 후 애도 장애로 인한 환영 보기를 계속 경험하는 이상증세를 겪기도 한다. 그래도 참 잘 버틴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 남아있는 건 이토록 처참하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빈 땅들은 숙제이다. 우리 땅들이 늘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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