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나 된 영화를 이제사 보았다.이런 멜로 영화는 예나 지금이나 참 재미있다.어릴 때는 영화 속 사랑을 믿어서 실망했다면,지금은 영화 속 사랑을 믿지 못해서 절망스럽다.상당 부분바보 같아도 속는 줄 알면서도 믿을 수 있는 게 좀 더 행복한 듯하다. 사십 중반에 이르니 이제는 순수의 시대가 그립다.동심이나 자연, 한옥 뭐 이런.이 영화는 요즘 내가 보고픈 그런 장면을 다 담아낸 듯하다.
조승우는 타고난 연기 천재인 듯. 드라마 <비밀의 숲>이나 영화 <내부자들>의 강력한 인상이 아직도 남아있다. 어린애의 모습과 성인, 중년의 얼굴이 다 있는 특이한 마스크이다.대사 칠 때 그 특유의 휴지(休止)와 건조한 듯한 목소리에 바람, 습기, 혹은 열정을 휘몰아 넣고 빼는 그 희한한 매력이 있는 배우이다. 결연한 듯한 표정, 장난끼어린 웃음, 첫눈에 반한 황홀함 등이 조승우라는 하얀 도화지 속에서 예측 불가능한 마법을 부리듯 거침없이 표현되는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노라면.마치 노래 <마법의 성>에 나오는 "마법에 빠진 공주"가 되어 한두 시간 동안 우주여행이라도 하고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배우이다. 그냥 천재이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
그 노래를 귓전에 맴돌게 하는 피터팬 같은 배우, 조승우. 그가 나오는 화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냥 마법에 걸린 듯한...대부분의 남자 배우들 같은 조각미남도 아니고 훤칠하게 키가 크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마스크의 그가그 어떤 잘생긴 배우보다도 훨씬 강력한 매직쇼를 할 수 있는 힘은.
그냥 타고남과 철저함이 아닐까 싶다.내겐 너무 매직 같은 배우, 조승우. 그의 특급 명품 연기가 돋보였던 영화, 도마뱀.
내가 영화 속 조승우 같은 남자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어서인지 이런 류의 멜로는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사랑도 철저한 현실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그냥 이런 영화는 잠시 쉬는 타임에 좋은 꿈 대신 보라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강하여 스토리는 크게 공감은 안 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