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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밖 백선생 Nov 20. 2021

사랑이 앞으로 나란히

투 러버스


<투 러버스>(2014)

  학생들에게 비평문 과제 텍스트로도 많이 선정하고 추천해줬던 영화, <투 러버스>를 다시금 뽑아 든 지금의 나는 어떤 정서 상태인 것일까? 다이어트를 하다가 한 번쯤 치팅데이를 갖고파 야식을 먹으며 골랐던 무료 영화 중 이 영화에 시선이 고정이 된 건 아마도 내가 요즘 진정한 용서라는 정서를 느끼고 있어서인 듯하다.

 

1. 끌림과 매력: 남녀는 공통점에서 끌리고 이질점에서 매력을 느낀다. 공통점에 공감하여 소통하며, 소통하여 이질점에 빠져든다. 그렇게 나누는 사랑에 서로가 꽁꽁 묶여 헤어 나올 수 없게 되면 평생을 약속하고 다른 차원의 사랑으로 넘어간다.  

 

2. 하나의 세트로 비비고 부대끼는 사랑: 다른 차원의 사랑에서는 서로의 서로가 없이 그가 나이고, 내가 그인 하나로서 사는 사랑이다. 하나의 세트여야만 기능을 하는 젓가락, 손가락처럼. 서로의 이성적 끌림과 매력을 순간순간 공유하면서도 그것이 전부만은 아닌, 한 세트로서 맞는 숙제들을 함께 해결해가며 보여지는 끌림과 매력을 부대끼고 부비는 사랑, 그래서 부부.  

 

3.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끌림과 매력, 부비고 부대끼는 대상이 어긋나는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내가 사랑하는 이성과 나를 사랑하는 이성이 다른 경우, 내가 사랑하는 이성에게 이미 다른 사랑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4. 앞으로 나란히: 레나드를 먼 발치에서 보고 대시를 한 산드라. 그닥 나쁘지 않은 정도로 일단은 지켜보고픈 레나드. 그의 눈앞에 첫눈에 반한 여자가 마법처럼 나타난다. 그녀는 미쉘. 하지만 그녀는 유부남 애인을 사랑하며 상처 받고 있는 중이었다. 양방향 화살표가 하나도 없는 오로지 일방향 사슬로만 연결된 사랑의 화살표는 "산드라-> 레나드-> 미셀-> 유부남 애인"이다. 참 깝깝한 모양이다.

 

5.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 여기서 정체라면 레나드가 맘을 정리하고 산드라에게로 방향을 돌리면 되지만 문제는 미쉘이 애인과 레나드를 오가며 레나드를 흔든다는 것.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인 탓에 레나드는 미쉘의 잠시 기댐에도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는 선택까지도 하게 되지만, 미쉘은 끝내 자신의 유부남 애인에게도 돌아가버린다.

 

6. 사랑은 이기적이다: 미쉘이 떠나고 그녀에게 주려던 반지를 해변에 던지며 기암할 마음을 바닷속에 한참 토해버리고 난 레나드. 그러나 그에겐 산드라가 있다. 미쉘의 반지를 주워들고 산드라를 찾아가 그녀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청혼을 한 레나드.

 

7. 꿩 대신 닭의 승리: 이 일방향성 사랑의 사슬의 궁극적인 승리자는  산드라로 보인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얻었고, 그 남자에게 끌림과 매력을 선사하진 못했으나 앞으로 부비고 부대끼며 서로의 진정한 끌림과 매력을 충분히 나눌 수 있을 터이니...더 사랑하는 약자가 당장은 손해 보는 듯하여도 궁극적으로는 더 사랑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 사랑의 진리! 왜냐하면, 그 사랑의 시작과 끝의 운명은 더 사랑하는 사람이 쥐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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