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섞여있다
2018.01.10. 일기 중에서
책이 섞여있다. 이삿짐센터 잘못은 아니다. 전에 정리했던 책들이 3년간 좁은 집을 전전하면서 섞여있던 채로 있던 것을 이삿짐센터에서 그대로 놓아준 것뿐이다.
결혼하고 10년 만에 처음으로 30평이 넘는 아파트를 장만했다. 다 빚이긴 하지만... 다섯 명이 다 안방에 자는데도 아이들이 막 굴러다녀도 넓은 운동장이다. 그간 이고 지고 산 짐들이 어떻게든 다는 들어가고 거실에도 아이들이 타는 자동차가 너 덧대는 돌아다닐 수 있다.
이제 더는 어디로 이사 가고 싶지 않다. 귀촌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내겐 택도 없는 일임을 처절히 깨닫느라 지난 12월을 모질게도 앓았다.
남편이 담임이 된다 해도 될 수 있으면 여기서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로 가게 해달라고 기도할 것이다. 이젠 이사는 그만!
20년간 부지런히 일해서 빚 갚으면 내 거 되는 집이긴 하지만, 빚 다 갚고 나면 난 할머니이다. 집 한 채 내 것 만드느라 내 중년을 다 바친 셈이 되는 거다.
엉망진창으로 아직까지 정리할 것 투성이인 우리 집이지만, 주부로서 한 짐 한 짐 정리하며 집안 온 구석구석에 내 손정을 들일 것이다. 그러나,,, 길은 참 험하고 멀다. 당장 책이 섞여있는 게 가장 거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