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엄마 하면서 생긴 초능력, 바로 내 몸이 아이들의 체온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남편이 애를 만져보고 열나는 것 같다고 할 때 내가 다시 만져보면 내 센서가 거의 정확하다.내가 괜찮다고 하면 여지없이 37도 대 이하. 열이 조금 있다고 하면 38.3도 이하. 남편은 꼭 재어보고 확인을 한다.여지없다. 요즘엔 내 센서를 많이 신뢰하는 눈치. 내가 체온계를 들고 재면 여지없이 38도 중후 반대이다.
남편과 같이 9년을 애를 키웠는데도 나에게만 생긴 초능력이다.
1시가 넘은 새벽 시간. 자는 아이와 부대끼며 내 열감지 센서가 작동하자, 막내 여지없다. 38.6도, 39도. 계속 보채며 뒹굴고, 나도 같이 못 자며 열 내리길 기다리고. 그래도 뭐 할 만하다. 내일 어린이집에 못 맡길까 바들바들 떨며 두려워하는 일 안 겪어도 되는 방학이니까! 열이야 시간 지나면 떨어질 테고 난 오늘 밤을 새운다고 해도 내일 출강하러 가는 부담 없으니까! 돈 못 벌어 서러운 방학이나, 엄마로서는 여유만만한 방학이다. 크게 앓지만 않길 바라며, 한번 푹 앓고 나면 더 딴딴해질 막내의 또랑또랑한 표정을 기대하며.
첫애 때는 열만 나면 그렇게 애가 타더니 이젠 차분히 기다릴 줄도 안다. 앓고 나야 더 건강해지는 걸 아니까! 보너스로 뭐 하나 더 느는 것도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