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마법사

by 집밖 백선생

나: 너희들 그거 잘 모르지? 엄마는 마법사란다. 엄마는 시간을 멈출 수 있어. 엄마가 시간을 멈추고 너희들 그림책을 열면 엄마는 책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단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목욕탕 사는 동동이, 엉덩이에 뿔난 하늘이를 다 만나고 와.

너희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 가끔씩 늑대가 오지? 너희들이 귀여워하는 3층에 사는 늑대 말고 너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산속의 늑대 말이야. 아무리 저 산속에서라도 그 빠른 시간에 어떻게 올 수 있겠니? 너희들이 모르는 사이에 엄마가 시간을 멈추고 산속까지 가서 얼른 늑대를 데리고 온단다.

방금도 엄마가 시간을 멈췄는데 몰랐지? 열한 시가 넘었는데도 이렇게 안 자고 있으면 늑대가 엉덩이를 꽉 깨문단다.


7세 아들: 엄마, 저도 데려가 주세요.


나: 안 돼. 아이들은 아직 힘이 약해서 시간 속에서 다시 빠져나올 때 힘이 부족해서 못 빠져나와. 시간 속에서 빠져나오는 건 누가 못 도와주거든. 힘이 아주 세야 해.

7세 아들: 그럼 어른이 되면 저도 시간을 멈출 수 있어요?


나: 그럼`. 너희들이 엄마처럼 애 셋을 낳고 엄마, 아빠가 되면 누구든지 아이들 앞에서 시간을 멈추고 동화책 속에도 다녀오고, 늑대도 데리고 올 수 있단다.


6세 딸: 아~ 나도 시간 멈추는 마법 하고 싶다.


7세 아들: 채운아, 그 마법은 애 셋은 낳아야 할 수 있는 마법이야.


나: (컴컴한 방 안에서 아이들에게 팔베개를 하며 킥킥 웃다가 깔깔 웃는다. 어차피 잠들 생각 없는 아이들, 이참에 저희들도 일어나서 깔깔거린다.)


얘들아, 엄마는 마법사야. 거짓말을 잘하는 마법사. 그걸 또 믿는 너희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애들을 재우려고 함께 누우면 하루에 하나씩 거짓말이 늘어난다. 하기야 모든 이야기들이 다들 픽션 아니겠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거짓말. 가만히 보면 내가 이야기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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