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모르는 여자를 위한 로맨스 영화
[이프온리](2004): 2019.8.21. 본인 인스타그램 게시물
감독: 길 정거
출연: 제니퍼 러브 휴잇, 폴 니콜스
1. 여주인공의 눈빛이 참 매력적이었다. 사랑스럽고 귀엽기도 하고, 강렬한 카리스마도 느껴지고. 이 여배우를 보는 내내 이병헌이 생각났다. 정말 많은 것을 담고 표현하는 눈빛. 둘이 살짝 닮은 듯도 하고. 배우로서 좋은 얼굴이다. 배우로서 '예쁜 얼굴'이 아닌 '좋은 얼굴'.
2. 명장면이라던데... 여배우가 콘서트 끝에 즉흥 노래하는 장면. 억지스러웠다. 80년대 영화 같았다. 80년대 영화를 폄하하는 게 아닌, '퇴보'라는 어감을 강조하고 싶은 보조관념이다.
3. 자신이 대신 죽을 정도로 한 여성을 사랑하지만 그녀가 늘 2순위라는 것. 즉 '늘' 1순위는 일인데, 유사시 1순위는 옆 지기라는 뜻. 늘 옆지기가 1순위이면 수입이 줄거나 능력 인정을 덜 받으니까. 즉 '늘'이라는 양적 시간에서는 돈이나 명예가 1순위이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유사시에는 사랑이 1순위라는 거네. 즉 돈과 명예는 길게 누리고 싶고, 사랑은 짧고 굵게 하고 싶다는 거지? 사랑은 일단 만나서 커플이 돼야니까 만남 후 커플이 되기까지 뜨겁다가 커플이 된 후 떠날 염려로부터 안심이 되면 늘 누리고 싶은 게 1순위가 되는 것이고. 함께 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면 사랑이 1순위인 것이고.
글로 말한다면 사랑이 서론이요, 일이 본론이며, 사랑이 결론이란 것인데.
4. 이리 볼 때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 중 특이하게 남성 중심적이다. 대부분의 로맨스 영화는 어린 소녀가 꾸는 공주 꿈같은데, 이런 여타의 로맨스 영화와 사뭇 변별력이 있다. 로맨스 영화를 잘 분석하면 대체로 여성들이 어떤 남성에게 로망을 갖는지 여성들 속에 잠재된 아니무스가 그려진다. 따라서 이것은 연애 못하는 남성이 여성을 이해하기 좋은 텍스트가 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나같이 남성을 잘 모르는 여성이 남성을 이해하는데 꽤 유용했다.
5. 크게 감동까진 아니었던 것에 나이 탓을 하고프진 않다. 그냥 나에게는 진부했던 설정. 혹은 주제였고 풀어가는 연출 역시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거나 오히려 퇴보한다는 느낌이 들어 오글거렸다. 단 배우의 연기는 정말 볼 만했다.